56-65. 9점 뒤진 채 4쿼터를 시작했던 삼성이 김승현의 매직을 앞세워 전자랜드를 잡았다.
서울 삼성은 1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4쿼터 불 붙은 공격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83-8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8승(31패)째를 거둔 삼성은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2연패를 끊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갈 길 바쁜 전자랜드는 최하위 삼성에 발목을 잡히며 시즌 20승 19패로 4위 KCC와 3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경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최하위 팀에 지면 2경기 진 것과 같은 충격"이라고 필승 각오를 다졌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승현의 마법은 4쿼터 중반 시작됐다. 56-65로 4쿼터를 시작한 삼성은 김승현이 3점슛 2개를 포함 8득점 3어시스트 1스틸로 펄펄 날았다. 이날 김승현이 기록한 득점은 4쿼터에만 몰아서 나온 것. 또한 이시준 역시 종료 2분 전 결승골이 된 3점포를 포함 4쿼터에만 7점을 기록,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이승준은 4득점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삼성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후 아이라 클라크는 패스미스로 신기성에 공을 빼앗겼고, 전자랜드는 신기성의 레이업부터 시작해 내리 8점을 기록하며 경기 초반 8-0으로 기세를 잡았다. 1쿼터 리바운드 수 11-5로 우위를 점한 전자랜드는 문태종과 허버트 힐이 15점을 합작하며 24-16으로 앞선 채 첫 번째 쿼터를 마쳤다.
2쿼터는 반대 양상을 띠었다. 팀 속공에 이은 이관희의 득점으로 2쿼터 포문을 연 삼성은 턴오버를 줄이며 점수를 쌓았다. 2쿼터 중반 들어온 삼성 이병석은 3점슛 2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한때 경기를 35-34로 뒤집는데 성공했다.
역전을 허용한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이 2쿼터 첫 득점을 덩크로 연결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정병국의 득점까지 이어져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이 8점 차였던 점수차를 2점까지 줄이며 전자랜드가 39-37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시작 직후 삼성은 상대 테크니컬 파울과 벤치 테크니컬 파울 등을 묶어 자유투로만 5점을 올리며 한 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양 팀의 균형은 전자랜드 허버트 힐이 3쿼터에만 12점을 기록하는 등 힘을 내며 기울기 시작했다.
허버트 힐은 정확한 미들슛으로 주득점원이 됐고 특히 3쿼터 종료 3분 41초 전 57-5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슬램덩크를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전자랜드 쪽으로 이끌었다. 삼성은 아이라 클라크(11점)으로 맞섰지만 턴오버 7개로 허물어지며 경기 흐름을 내주기 시작했다.
4쿼터 중반까지 전자랜드는 10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한 흐름을 깬 것은 김승현이다. 김승현은 종료 6분 6초 전 66-73으로 추격하는 3점슛을 기록하더니 스틸에 이은 어시스트로 이시준의 3점포를 도왔다. 곧바로 이병석의 골밑슛까지 더해지며 점수차는 어느새 2점으로 줄었다.
급기야 종료 3분 41초 전 이승준의 원핸드 덩크가 터지며 경기는 75-75 동률을 이뤘다.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의 2득점으로 다시 앞서갔지만 곧바로 허버트 힐의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되며 공격권을 내줬다. 분위기를 탄 삼성은 76-77에서 이시준의 3점포가 터지며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이제 삼성의 독무대였다. 골밑을 장악한 삼성은 아이라 클라크가 4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83-78로 벌렸다.
종료 38초 전 전자랜드는 문태종의 바스켓굿이 나오며 다시 점수차는 두 점으로 좁혀졌다. 종료 9초 전 문태종은 회심의 3점슛을 던졌지만 공은 림을 외면했고, 결국 경기는 83-81,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은 아이라 클라크(28득점 13리바운드), 이승준(14득점 12리바운드), 이시준(14득점 3어시스트 4스틸), 김승현(8득점 6어시스트) 등 주전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쟁취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30득점 11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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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