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손용석(25,롯데 자이언츠)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한 손용석은 2007년 44경기서 타율 3할4푼3리(70타수 24안타) 12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어깨수술과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손용석은 지난해 6월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3년 8개월 만의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백업 수비수와 대타 요원으로 1군에 남아있던 손용석은 지난해 7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연장 10회 2사 2,3루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양승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많지 않은 기회에서 손용석은 두 번의 결승타를 더 기록하며 팀의 3승을 책임졌다. 2011년 성적은 49경기 출장 타율 2할6푼3리(57타수 15안타) 12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손용석은 지난 한 해를 돌이키며 "1군에 오랜 시간 있었던 것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면서 "특히 2루와 3루를 번갈아가며 보면서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는 데 만족한다"고 밝혔다.
생애 첫 출전이었던 SK와의 플레이오프는 손용석에게 기쁨이자 아픔이다.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손용석은 6-6으로 맞선 9회말 무사 1,3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경기가 끝날 상황. 그러나 시즌 중 찬스에 강했던 손용석은 그만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고 만다. 이후 김주찬이 고의4구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초구 병살타가 나오며 그 경기는 내주고 말았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 아직 마음의 상처가 아물진 않지만 처음부터 잘 풀리면 나중에 잘 안풀릴거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중요한 찬스 때 한 방씩 해결하는 이미지를 가진 손용석이지만, 사실 수비도 튼튼하다. 지난해 손용석은 100이닝 이상 수비이닝을 기록한 내야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책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다. 정해진 포지션 없이 2루와 3루를 왔다갔다 한 것 치고는 만족 할만한 성과다.
손용석은 '1군의 소중함'을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오죽했으면 시즌 중 양승호 감독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1군에 있게 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만 한 적도 있다. 그런 손용석이기에 내년 당면 목표 역시 '1군 생존'이다. 그는 "내년 성적 목표는 따로 정할 수 없다. 주전이라면 가능하지만 지금 내 위치는 애매하다"면서 "일단 내년에도 올해처럼 1군에서 살아남는 게 과제"라고 잘라 말했다.
목표를 위해 수비를 강화할 예정이다. 손용석은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수비를 중점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라며 "일단 내 위치는 백업 내야수다. 남들과 다 비슷하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타격은 맡은 바 일을 하면 되는거지만 수비는 연습으로 된다"고 말했다.
과연 내년시즌 손용석은 주전 자리에 욕심은 없을까. 그는 "조성환 선배님이 칼을 많이 갈고 계신다"면서 "주전과 백업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문제다. 무엇보다 내 목표는 1군에서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어떤 위치던지 간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1군 생존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주전에 대한 욕심을 버린 건 결코 아니다. 손용석은 2루와 3루 가운데 어디가 주전 경쟁에 수월할 것 같냐고 묻자 "2루를 많이들 이야기 하시는데 3루가 나을수도 있다. (황)재균이가 군대를 가면 더 유리하지 않겠냐"며 군필자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 손용석은 18일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으로 향한다. 1군 생존을 노리는 손용석에게 사이판이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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