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달라지겠다"던 김시진(54) 넥센 감독의 각오가 매섭다.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전지훈련을 떠난 넥센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첫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스케줄은 아침 10시에 시작해 오후 훈련은 4시까지 하고 저녁 훈련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한다.
김 감독은 17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훈련 강도가 센 시기다. 시차 적응이라는 게 많이 움직여서 지쳐 잠드는 게 최고다. 하루종일 운동을 하고 나면 밤에 잠이 잘 올 것"이라며 시차 적응의 강력한 처방을 내렸다.

보통 처음에는 비행에 지친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며칠 몸을 풀다가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는 것과는 상반된 김 감독 만의 방식이다. 선수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끔 처음부터 채찍질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어 "전지 훈련에서는 관리가 따로 없다. 낙오되는 선수는 낙오시킬 것이다. 아마 여기 훈련을 소화하고 나면 일본에 갈 때 낙오자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수들 모두 한 번이라도 더 연습하고 연습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넥센이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한 구단 관계자도 "미국에 가는 선수라고 해서 모두 일본을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전지훈련단이 메이저리그의 40인 로스터와 같은 의미라면 일본에는 25인 로스터 안에 들 만큼의 엔트리 멤버만 이끌고 갈 것"이라며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넥센은 2월 19일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3월 9일 귀국한다. 그사이 '호랑이'로 변신한 김 감독 아래서 어떤 선수들이 살아남아 가고시마에 갈 수 있을까. 넥센의 미국 지옥훈련은 2월 1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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