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핵잠수함 김병현(33)이 넥센 히어로즈에 국내무대 첫 둥지를 틀었다.
넥센은 18일 김병현과 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1억원 등 총액 16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김병현은 지난 2007년 해외파 선수 특별지명으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기 때문에 넥센이 지명권을 승계해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해외파 특별지명이란 2007년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1999년 이후 해외로 진출한 선수 중 5년이 지난 선수'를 유예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 규정에 합의한 것을 말한다. 지명 구단은 해당 선수에 대한 지명권을 다른 구단에 양도할 수 없고, 지명 선수가 국내에 복귀한 1년 동안에는 타 구단으로 트레이드가 금지된다.

김병현이 다년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그가 FA 신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KBO에서 발행한 2011 야구규약집 제162조 [선수계약의 조건]을 보면 'FA 계약에 한해 다년 계약을 인정한다'고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은 FA를 제외하면 1년 계약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제 국내 선수가 된 김병현도 1년 계약을 적용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입단하는 김병현은 신인 신분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오'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김병현은 한국 무대가 처음인 것일 뿐 계속 프로에서 뛰던 일반 선수와 같이 취급된다. 우리나라는 해외 프로구단에 속한 적이 있는 선수는 신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인왕 자격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BO 2011시즌 대회요강 [표창 규정 7조 최우수선수]를 보면 '(중략)…. 단 외국 프로야구 기구에 소속되었던 선수는 신인선수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팀장은 "미국은 해당 프로무대에서 처음 뛰는 선수는 모두 신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 신인왕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A는 다르다. 정 팀장은 "김병현은 우리나라 무대가 올해 처음이고 대졸이기 때문에 일반 대졸 신인과 똑같이 8년을 채워야 FA 자격을 취득한다"고 말했다. 박찬호도 마찬가지로 8년을 보내야 한다. 반면 이승엽은 국내를 거쳐 일본에 갔기 때문에 4년이 지나면 FA로 풀린다.
결과적으로 2007 해외파 특별지명은 어떤 면에서는 신인과 같은 대우를, 어떤 면에서는 다른 대우를 받는 그야말로 '특별한' 경우다. 해외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 선수들을 받아들이는 우리나라의 특별한 대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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