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불 붙은 롯데 백업포수 경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19 06: 45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백업 포수를 찾는 게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롯데는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에 든든한 백업 장성우 체제로 돌아가며 포수난에서는 한 발 비껴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하며 당장 롯데는 백업포수 찾기가 시급하다.
지난해 말 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백업포수 공백을 메울 방법으로 트레이드·2차 드래프트·자체 육성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그렇지만 트레이드는 마땅히 맞출 카드가 없었고 2차 드래프트에선 포수 대신 투수 2명을 영입해 마운드 강화를 택했다. 결국 롯데는 현재로선 자체 육성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는 이번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 주전 강민호(27)를 비롯해 이동훈(31), 윤여운(22), 김사훈(25) 등 네 명의 포수를 포함시켰다. 여기에 작년까지 롯데의 3포수로 종종 1군에 모습을 드러냈던 변용선(25) 까지 포함하면 롯데는 네 명의 포수를 놓고 이번 전지훈련에서 저울질을 할 예정이다.

백업포수는 무엇보다 수비가 최우선이다. 롯데 권두조 수석코치는 "백업포수는 다른 무엇보다 수비가 중요하다. 투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블로킹이나 2루 송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우의 강점 역시 기본기가 탄탄한 블로킹과 강한 어깨였다. 일단 롯데 코칭스태프는 신인 윤여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여운은 지난해 열린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광주일고-성균관대 출신의 윤여운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써서 경기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수비는 대학리그 포수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고 안정적인 블로킹이 일품이다. 또한 선구안이 훌륭하고 간간히 홈런을 칠 만한 파워 역시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윤여운의 재능을 눈여겨 본 구단은 교육리그에 보내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여기에 이동훈도 도전장을 내민다. 한서고-동의대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7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이동훈은 2009년까지 1군 21경기에만 출전한 기록을 갖고 있다. 2010년 상무에 입대한 이동훈은 착실하게 기량을 쌓았고 작년 9월 제대해 롯데에 합류했다. 백업포수 경쟁군 가운데는 가장 나이가 많지만 그만큼 절박함이 있다.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의지를 다지는 이동훈에게 장성우의 입대는 천우신조의 기회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사율의 사촌동생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김사훈은 작년 신고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서 변용선과 번갈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쓰던 김사훈은 이용훈과 짝을 이뤄 한국 프로야구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당시 불펜 포수로 합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던 김사훈은 이번에 정식 선수로 계약을 마친 데다가 전지훈련 명단에까지 포함돼 기쁨을 더했다. "어깨 하나는 자신있다"고 밝힌 김사훈은 "이번 전지훈련서 코치님 눈에 꼭 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변용선 역시 후보로 손꼽힌다. 선린인터넷고-중앙대를 나와 2010년 롯데 5라운드로 입단한 변용선은 강민호-장성우에 이은 포수 3옵션으로 활약했다. 포수 치고는 빠른 발을 뽐내는 변용선은 이번 전지훈련 명단에서는 빠졌다. 양승호 감독은 "변용선은 지난해 전지훈련서 기량을 봤으니까 뺐다. 대신 김사훈을 넣어서 점검해 볼 예정이다. 가고시마 캠프에는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포수조는 15일 투수조와 함께 먼저 사이판으로 떠났다. 백업 자리를 노리는 이들 네 명의 포수에게는 사이판이 '약속의 땅'이 될 수 있다. 과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롯데의 포수 2옵션이 될 선수는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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