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솔선수범, 한화 투수진 훈련이 달라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19 09: 37

'박찬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1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 한화 투수들이 오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어 훈련장이 차려진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로 야수진보다 먼저 이동했다. 한화는 오는 21일까지 투·야수조가 따로 나뉘어서 훈련한다. 이날 한화 투수들이 훈련장으로 빠르게 움직인 건 '코리안특급' 박찬호(38) 영향이었다.
박찬호는 첫 훈련이었던 18일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며 선수들에게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9시 훈련 시작이라도 2시간 전부터 준비한다. 프로 선수라면 항상 준비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 선수들도 이튿날부터 달라진 자세를 보였다.

선수들이 아침 일찍부터 훈련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고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훈련 30분 전부터 박찬호를 비롯한 선수들이 나와 훈련을 준비했다. 박찬호가 강조한 '준비하는 자세'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선수들이 직접 행동으로 먼저 움직인 것이다. 한대화 감독은 "좋은 현상"이라며 반색했다.
훈련장에서도 박찬호는 누구보다 훈련에 열중했다. 특히 양 다리를 앞뒤로 최대한 벌리고 양 손으로 공을 주고받는 '볼 런지(Lunge)' 훈련에서는 공주고 18년 후배 안승민과 짝을 이뤄 함께 했다. 박찬호는 안승민에게 "더 숙여" "버텨"라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숫자로 구호를 하나하나 붙여가며 훈련 열기 띄웠다. 
 비 훈련이 끝난 뒤에는 흩어진 공을 글러브에 한가득 담아 가장 먼저 박스로 옮기며 최고참 선수로서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러닝 훈련에서는 박정진·송신영 등 베테랑 선수들과 따로 나눠져 함께 뛰었다. 러닝 후 휴식 및 스트레칭 시간에도 투수들은 박찬호를 둘러싸 그의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하나의 팀으로 동화돼 있었다.
박찬호와 함께 러닝을 함께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송신영은 "정말 배울게 많은 선배라는 걸 느끼고 있다. 훈련 자세부터 의지까지 배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투수 조장 박정진도 "훈련을 열심히 정말 많이 하신다"며 박찬호의 훈련량에 놀라워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나이는 많지만 근력은 여전하다"며 "우리팀 훈련량이 적은 게 아닌데 찬호가 잘 따라온다"며 만족해 했다.
그렇다고 박찬호가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수비 훈련 중 송창식이 삐끗하며 넘어지는 '몸개그'를 보이자 박장대소하며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메이저리그 124승' 대투수의 권위를 버리고 팀의 일원으로 하나가 돼 어울리는 모습. 박찬호의 가세로 한화 투수진 훈련은 확실히 활기차고 진지해져 있었다. 박찬호 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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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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