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섭과 닮은 점? 확신이 들면 흥하든 망하든 일단 지르고 본다.”
박용우, 그가 4년 만에 코미디 영화 ‘파파’를 택한 건 시나리오와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5년을 알고 지낸 한지승 감독과 오랜만에 그에게 설렘을 선물한 시나리오가 ‘파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파파’에게서 설렘을 느꼈다. 그래서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사람이건 작품이건 진심으로 설렘을 느끼면 들이댄다. 이렇게 설렘을 느끼는 경우가 정말 많지 않다.”

매년 한 두 작품씩 연기활동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달려온 그가 2012년에는 ‘파파’로 그 시작을 알렸다.
박용우는 ‘파파’에서 가요계의 마이다스 손에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한 전직 매니저 춘섭으로 분한다. 미국에서 도망간 톱스타를 잡으려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될 위기에 처하며 피부색이 다른 6남매와 가족으로 뭉치게 되는 춘섭 역을 과장되지 않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와 페이소스 물씬 풍기는 인간적인 매력으로 선보인다.

- 박용우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매년 한 두 작품씩 꾸준히 해왔다. 감독들이 박용우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 작품이 끝나면 또 불러주신다. 감독님 마다 날 부르는 이유는 다 다르다. 어떤 분은 예전부터 생각해뒀다. 어떤 작품을 보고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다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쭉 불러줘서 감사하다.
- 오랜만에 코미디 영화 출연이다. 소감이 어떤가?
▲ 정말 좋았다. 현실적인 조건은 힘들었지만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행복했다. 예전에는 연기가 사생활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나의 사생활과 연기가 연관돼 있는 거고 그래서 사람들이 감동할 때 제일 행복하다는 게 요즘 드는 생각이다. 몰입해서 진심으로 연기할 때 내가 얘기 안해도 감독님과 상대방 배우가 그렇게 느낀다. 내가 조금이라도 가짜로 연기하면 느낀다. 이번에 나의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 춘섭이라는 캐릭터가 재미있다.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 즉발적이고 단순한 인물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준 외에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오로지 내 것만 얻으면 세상이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는 불쌍한 사람이다. 어떤 역할을 맡든 자기 캐릭터에 연민을 느끼지 않으면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 춘섭이와 본인의 싱크로율을 따진다면?
▲ 비슷한 점이 있다면 확신이 드는 부분에 있어서는 흥하든 망하든 일단 쏘고 본다. 의외로 모험심이 많아 진짜 확신이 들면 잘 안되든 되든 달려든다. 그런 면은 똑같다.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후회라는 단어도 모르고 그건 죽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후회하는 게 재미있는 인생이다.
- 많은 외국인들과 연기하는 게 처음이다. 그것도 어린 아이인 외국인들과의 연기호흡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 아역들과 매번 호흡을 주고받고 하는 신들이 많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에만 부딪혔다. 한국과 문화가 달라 아이들이 예쁘다고 귀여워해주다가 오해할까봐 정말 긴장했다. 아이들이 내가 배우인 줄도 모르고 나는 정말 무시 받았고 아이들이 상전이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케어해주는 부모님, 친척들이 있었다. 그들을 걸쳐서 아이들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과 많이 얘기하지 못한 게 아쉽다.
- 영화 촬영이 끝나고 아이들과 헤어지기 섭섭했을 것 같다.
▲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 찍은 ‘파파’ 포스터가 붙은 버스광고를 보면 정말 마음이 짠하다. 이 영화가 잘 되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잘 안되면 못 볼 수 있으니까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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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