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한화 스프링캠프, 소리 없는 총성 울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19 11: 00

소리 없는 총성이 울렸다.
19일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본진 합류 2일차를 맞아 훈련 강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시차 적응을 마친 선수들도 4개 구장을 돌아가며 쉴새없이 훈련했다. 한대화 감독이하 코칭스태프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선수들의 훈련을 독려했다.
투산에 먼저 도착해 있던 투수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점심을 거른 채 다이렉트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집중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기초 체력을 만드는 러닝 훈련을 위해 점심을 최대한 미뤘다. 오는 21일까지는 이 같은 훈련 방식이 이어질 예정이다.

야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수비 훈련부터 시작해 타격 훈련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다. 무엇보다 야수진에는 지금 2개의 주전 자리가 비어있다. 3루수와 외야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종두 수석코치는 "정해진 주전 자리가 없기 때문에 훈련 분위기가 더욱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2012년 한화 키워드는 바로 '경쟁'이다. 프로팀이라면 내부 경쟁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화는 말로만 하는 경쟁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리얼' 경쟁이다. 투수진은 박찬호-송신영에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의 가세로 지난해 엔트리 중 최소한 3명이 빠져나가야 한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야수진은 더욱 치열하다. 3루수를 놓고 이여상을 비롯해 하주석·오선진·임익준·이학준까지 최대 5명이 경쟁한다. 강동우-최진행을 제외한 외야 한 자리를 놓고도 고동진·오재필·김경언·이양기·연경흠·양성우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백업 자리까지 하면 더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다.
한대화 감독은 "몇몇 포지션을 빼면 모두다 경쟁"이라며 "백업 선수들이라면 밤새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누가 더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프로선수라면 정해져 있는 스케쥴 이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훈련만이 답이란 얘기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내부 경쟁을 키워드로 꺼내들었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텁지 못했고, 내부 경쟁의 벽도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겨울 전력 보강을 통해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이제야 제대로 된 내부 경쟁이 시작됐다. 투산의 뜨거운 태양 아래 한화 선수단에 소리없는 총성이 울렸다.
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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