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군단 복귀한 팀, 하필 작은 구장이네' 행복한 한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19 12: 27

화룡점정. 김태균부터 시작된 스타들의 복귀 러시는 이승엽-박찬호로 이어졌고 18일 김병현까지 넥센 입단에 합의하면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박찬호-김병현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메이저리그'파와 이승엽-김태균의 '일본야구'파의 장외 성적대결도 관심사인데요.
이처럼 한국 프로야구는 2012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관중 세몰이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하나 둘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잦은 우천 취소라는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고인 680만 관중을 불러모은 프로야구는 스타들의 복귀에 700만명을 넘어 800만명을 넘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과연 800만 명 이라는 목표는 현실적일까요. KBO에 따르면 1년 133경기가 모두 만원을 기록한다면 1050만 관중을 기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여기서 700만 관중을 모으기 위해서는 약 66.67%의 좌석 점유율을 올려야 하고 800만 관중은 무려 76.19%의 점유율이 나와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좌석 점유율이 69.02%, 일본 프로야구 좌석 점유율이 69.82%였다는 사실을 돌이켜 보면 결코 쉽지는 않은 목표입니다.

결국 700만 관중을 넘어 800만까지 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좌석수가 늘어나야 합니다. 때마침 국내 복귀 선언으로 관중 세몰이가 가능한 스타들은 공통적으로 작은 수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으로 복귀했습니다. 박찬호-김태균이 복귀한 한화는 이번 겨울 2800석을 증축해도 1만3198석에 지나지 않고, 이승엽이 돌아올 대구구장은 1만 명이면 만원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현이 돌아온 넥센 역시 최대 수용규모가 1만4천명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씁니다. 물론 원정관중 증가 효과도 노릴 수 있지만 아무래도 1년의 절반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관중수 증가 측면에서는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이를 두고 한 야구 관계자는 "800만 관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만은 않다. 공교롭게도 스타들이 복귀한 구장은 모두 만 여명밖에 못 들어가는 작은 구장 아닌가. 이번에는 하필이면 넥센이네"라며 웃더니 "김병현의 복귀는 분명히 반길 일이다. 그렇지만 더 많은 관중을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새 구장 건설 등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이제 우리 프로야구의 수준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까지 올라갔지만 아직 구장은 그에 못 따라오는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스타들의 복귀에 발 맞춰 인프라 확충도 함께 이뤄졌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일단 현재로선 차근차근 시설 확충을 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광주구장은 이미 삽을 떴고, 대구구장 역시 한창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제 9구단인 NC 다이노스까지 합쳐진다면 800만 관중 돌파는 먼 미래의 일 만은 아닐 것입니다.
/신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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