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사자 군단의 신데렐라는 누가 될까.
삼성 라이온즈는 해마다 깜짝 스타를 탄생시켰다. 삼성은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 끝에 신인왕에 오른 강타자 최형우(외야수)를 비롯해 정인욱(투수), 이영욱, 배영섭(외야수) 등 깜짝 스타를 선보이며 활력을 불어 넣었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삼성의 올 시즌 깜짝 스타 후보는 임진우, 박민규, 심창민(이상 투수), 이지영(포수), 우동균, 정형식(이상 외야수)으로 압축된다. 무한한 잠재 능력을 가진 이들 가운데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할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입단 후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임진우와 박민규는 지난해 2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동안 힘으로만 윽박지르던 임진우는 완급 조절에 눈을 뜨며 확실히 진화했다. 박민규 또한 투구 자세를 교정한 뒤 주무기인 커브의 위력이 배가 됐다. 그리고 예년보다 체격이 좋아져 공에 힘이 붙었다. 핵잠수함 심창민은 지난해 삼성에 입단한 뒤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재활 훈련에 몰두했다. 5차례 2군 등판을 통해 승패없이 1홀드(평균자책점 1.35)를 거둔 심창민은 싱커와 서클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 중이다.

진갑용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안방마님 발굴에 나선 삼성은 이지영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방의 의무(상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이지영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지영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송구가 좋고 적극적인 배팅을 펼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지영보다 뛰어난 포수가 있다면 데려 오고 그렇지 않으면 뽑지 마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지영은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주전 경쟁의 최대 격전지인 외야에서는 우동균과 정형식을 주목해야 할 듯. 입단 당시 뛰어난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던 우동균은 병역 의무(경찰청)를 수행한 뒤 한층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예년보다 훈련 태도가 진지해졌다는게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의견. 그는 "이젠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올 시즌 승부수를 던졌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우투좌타 외야수 정형식은 류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다. '내 가치는 내가 올린다'는 모바일 메신저 문구처럼 전훈 캠프를 통해 기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한편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9일 신년사를 통해 MBC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예로 들었다. '나가수'는 7명의 가수가 경연을 통해 순위를 정하는 프로그램. 김 사장은 "나가수 출연자 가운데 무명도 있고 대형 스타도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무대에서 열띤 경쟁을 펼쳐야 한다"며 "야구도 다를 바 없다. 스타 선수라도 조금이라도 방심한다면 한순간에 구렁텅이로 빠질 수 있다. 무명 선수라면 부족해도 스스로 기량을 발전시킨다면 올라설 수 있다"고 무한 경쟁을 강조했다.
심창민-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