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이라도 한 번 해야겠어".
한화 이글스 한대화 감독(52) 감독이 NC 김경문(54) 감독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한 감독의 한화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먼저 애리조나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려진 가운데 김 감독의 NC 다이노스가 19일 밤에 도착했다. 양 팀 모두 투산시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하는데 연습장이 바로 붙어있다.
NC도 20일부터 곧바로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두 감독이 먼 이국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특히 한 감독은 누구보다 김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한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김경문 감독님이 곧 온다. 훈련장에서 만나면 포옹이라도 한 번 해야겠다. 미리 마중이라도 나갈까 보다"며 껄껄 웃었다. 후배로서 선배를 맞이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처럼 한 감독이 김 감독을 환영하는 데에는 '의리'라는 이유가 있다. 한 감독은 "김 감독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처음 한화 감독이 된 뒤 김 감독님을 끝까지 따라가 이대수를 좀 달라고 부탁했다. 늘 고마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만나면 정말 반가울 듯하다. 우리는 이럴 때 의리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감독과 김 감독은 선수시절 OB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한 감독이 1983년 OB에 입단한 뒤 선후배로서 우의를 다졌다. 이후 한 감독이 해태로 트레이드된 뒤로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도 한 팀에서 함께 한 적은 없었지만 한 번 맺어진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2009년 말 한화 사령탑에 부임한 직후 한 감독은 두산의 김 감독을 찾아가 "이대수를 좀 달라"고 읍소했다. 당시 한화는 김민재 코치의 은퇴로 유격수 자리가 비어있었고, 이대수도 두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한 감독의 끈질긴 요청에 결국 김 감독도 이대수를 한화로 보내줬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대수는 당당히 골든글러브 유격수가 되어 한화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멤버로 성장했다. 선수 본인의 노력과 한 감독의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이지만 트레이드시 김 감독의 배려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한 감독은 김 감독이 두산에서 자진사퇴할 때 아쉬워했고, NC로 복귀했을 때는 기뻐했다.
한 감독은 "포옹이라도 한 번 해야겠다"고 했다. 감독들이 포옹하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없다. 과연 한 감독과 김 감독이 애리조나 투산의 뜨거운 태양 아래 어떻게 해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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