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맨' 김병현, "야구장에서 잘해야 팬서비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1.20 08: 36

'핵잠수함' 김병현(33. 넥센 히어로즈)이 한국무대 데뷔에 대한 각오를 솔직하고 부담 없이 이야기했다.
 
김병현은 2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본격적인 넥센맨이 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병현은 성균관대 재학 시절이던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을 체결한 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동시에 2002년 올스타전에 나서는 등 메이저리그서 희귀한 언더핸드 마무리로 명성을 떨쳤다.

이후 보스턴-콜로라도-플로리다 등을 거쳤으나 애리조나 시절만큼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김병현은 지난해 라쿠텐을 거쳐 해외파 특별지명서 자신의 지명권을 보유 중이던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5억원, 옵션 1억원 총 16억원에 달하는 계약이다.
입국 후 공항 부근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병현은 자신이 메이저리그 시절 달던 49번을 등번호로 정했다. 이장석 대표이사와 조태룡 단장으로부터 환대를 받으며 49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넥센 모자를 받고 공식적으로 넥센 선수가 된 김병현은 쑥스러운 웃음과 함께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되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한국 무대 데뷔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김병현은 "예전 한국에 와서 야구를 할 생각이 있는지 질문을 들었을 때는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확답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난해 일본에서 활동하다 미국에서 일주일 간 있으며 느낌이 달랐다. 허전했고 긴장감도 없었고 그 전에 대표팀이나 부사장, 감독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말씀을 듣고 야구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방향이 좋을 지 생각했고 미국에서 혼자 연습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좀 더 빨리 한국에 와서 야구를 즐기며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몸이 아프지도 않은 데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마운드에 있을 때는 기분이 좋은 데 내가 어디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지 생각했다. 그것이 한국에 오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전 공백과 몸 상태, 어느 정도 활약을 자신하는지에 대해 김병현은 "아프지 않다. 다만 내가 원하는 대로 몸이 말을 듣지 않더라. 김시진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 후배들과 운동을 하다보면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선 야구도 중요하지만 외적으로도 적응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올 시즌을 끝까지 마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가장 떠오르는 순간과 국내 어떤 선수와의 대결을 기대하는지를 묻자 그는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매번 인상깊은 장면이 바뀐다. 그래도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 나와 같이 우승을 함께 한 은퇴를 앞둔 노장 선수들과의 추억이 있었다. 그 때가 가장 기뻤다. 아직 누구와의 대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박찬호(한화) 등 빅리거들의 복귀가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김병현은 "결정을 하기까지 찬호형이 예전부터 내게도 언젠가 마지막은 한국에서 맺고 싶다고 했다. 그 때 나는 안 간다고 했었다. 내 성에 안 찼고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는 것 만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해 오게 되었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선배들을 보게 되면 재미있고 편안하게 야구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49번을 선택한 김병현은 "애리조나 시절 가장 좋았을 때의 번호라 49번을 선택했다. 49번을 갖고 있던 선수가 흔쾌히 허락을 해줘서 달게 되었다. 앞으로 보직은 감독님을 뵙지 못했기 때문에 인사를 드리고 결정하게 될 것 같다. 희망하는 보직은 선발이나 계투.둘 중의 하나다"라며 웃었다.
미국에서 주로 선수생활, 구단 문화와 분위기 차이가 있을 텐데 그에 대한 적응 각오는-미국에서 있다가 온 선후배들이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점점 익숙해지다보니 좋아졌다'라더라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맞춰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선수 가운데 절친한 이를 묻자 김병현은 "김선우(두산), 서재응(KIA), 박정진(한화) 등에게 연락을 한다"라며 "한국으로 들어오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아내가 좋아했고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 나 혼자 생각을 많이 했나 싶었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다.  다 잘 될 것 같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풍운아, 악동 이미지에 대해 김병현은 "대학 2학년 시절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가서 갑자기 유명해졌고 그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그 기간이 별로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미지가 안 좋아진 듯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난 그렇게 이상한 놈이 아니다. 팬서비스는 야구장에서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열심히 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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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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