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Great)!"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한국프로야구로 복귀한 '핵잠수함' 김병현(33)의 결정에 짧고 굵은 한마디로 표현했다. 박찬호는 "그레이트(Great)!"라며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건 정말 훌륭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의 한국 복귀에 대해 강한 긍정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김병현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넥센과 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1억원 등 총액 16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무대에 전격 복귀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김병현의 깜짝 복귀 소식은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 투산에도 전해졌다. 야간 훈련 중 김병현 소식을 접한 박찬호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박찬호와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영향력 강한 한국인 선수들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박찬호는 아시아 투수로 메이저리그 사상 최다 124승을 거둔 대투수이고, 김병현은 통산 54승-86세이브를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만 2개나 있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함께 활동하던 2000~2007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였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고, 두 선수 모두 차례대로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했다. 박찬호는 당장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투수이고, 김병현도 어느덧 만 33세의 베테랑 투수가 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호령한 두 투수가 이제 국내에서 맞대결하는 장면을 직접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팬들을 크게 흥분시키고 있다.
김병현의 복귀는 박찬호에게도 분명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대화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김병현이 복귀함으로써 넥센 전력이 강해진 건 불안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박찬호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이 차이가 있지만 아무래도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신경 쓰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김병현의 복귀에 대해 "훌륭한 선택"이라면서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갈 곳 없이 방황하던 메이저리그 후배의 복귀 그리고 그와 함께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사실을 흥미롭게 생각했다. 긍정의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이유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맞대결하는 장면도 기대해 볼만하다. 아마도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이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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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