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악동 이미지가 있었으나 그렇게 이상한 놈은 아니다. 그리고 넥센에 대해서도 솔직히 선수를 파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악동, 풍운아의 이미지가 강했던 전직 메이저리거와 선수를 파는 구단 사장이라는 오명을 썼던 대표이사. 그러나 그들은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편견을 넘어선 것이 함께하게 된 배경임을 밝혔다. '핵잠수함' 김병현(33)과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구단 대표가 손을 맞잡는 데는 편견 타파가 있었다.
김병현은 2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인근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장석 구단 대표가 동석했고 조태룡 단장은 꽃다발을 건네면서 스타의 귀환을 반겼다.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말린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에서 9시즌 동안 394경기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명성을 떨쳤던 김병현. 그러나 세간에는 보스턴 시절 손가락 욕설 파문과 비시즌 한국에서의 폭행 사건,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하와이 전지훈련을 앞두고 여권 분실을 이유로 합류하지 못한 일 등이 겹치며 안 좋은 이미지를 새기고 말았다.
오랜만에 공식 인터뷰에 자리를 비춘 만큼 김병현 스스로 편견을 무색하기 위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김병현은 선수들 사이에서 '의리의 사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가장 절친한 선배 중 한 명인 김선우(35. 두산)는 "병현이가 정말 사람이 진국이다. 세간에 퍼진 안 좋은 이미지는 왜곡된 부분도 많다"라며 그를 감쌌다.
풍운아-악동 이미지에 대해 김병현은 "대학 2학년 시절 미국에 건너간 뒤 갑자기 유명해졌다. 내 스스로 그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그 기간이 별로 갖지 못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그러면서 이미지가 악화된 듯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김병현은 자신 또한 이장석 대표를 비롯한 구단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지 히어로즈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았음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2007시즌 후 공중분해된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을 승계한 히어로즈는 장원삼-이택근-이현승 등 주축 선수들을 팔아 선수단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이미지를 심고 말았다. 거듭된 선수 장사에 명가 현대를 이어받았던 히어로즈는 점차 전력이 약화되며 지난해 창단 첫 최하위 굴욕을 맛보았다.
"사실 대표팀과 단장님을 만나기 전 나 또한 히어로즈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다. 가난한 구단이다, 선수 장사를 한다는 등. 그러나 직접 만나보니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도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고. 내 생각 만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직접 만나보고 판단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그렇게 이상한 놈이 아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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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