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반갑네" 김경문-한대화, 투산아래 뜨거운 포옹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0 14: 50

"정말 반갑네, 정말 반가워".
20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한화 한대화(52) 감독이 훈련을 앞두고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반대편 훈련장에서 누군가 한 감독을 알아보고 걸어 나왔다. NC 김경문(54) 감독이었다. 절친한 2년 선후배 김경문 감독과 한대화 감독이 먼 이국땅에서 해후하게 된 순간. 반가운 나머지 포옹도 했다.
김 감독이 먼저 "여기서보니 정말 반갑다"며 악수를 건네자 한 감독이 "이제야 이렇게 본다"며 김 감독을 끌어안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포옹할 정도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이 지난해 두산 사령탑을 그만 둔 뒤 지난해 감독자회의에서 잠깐 만난 것이 전부였다.

김 감독은 "훈련장이 옆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붙어있을 줄은 몰랐다"며 껄껄 웃었고, 한 감독도 "서로 구경 좀 많이 해야겠어요"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랑 연습경기 좀 해줄 수 있겠느냐"고 정중하게 의사를 물어봤고, 한 감독도 "당연히 해드려야죠"라며 거리낌 없이 답했다.
후배 걱정하는 마음은 선배의 몫이었다. 한 감독은 올해가 3년 계약기간 마지막 해로 전력 보강이 이뤄진 만큼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이 크다. 김 감독이 "올해 한 감독 부담이 많이 되겠다"며 짐짓 걱정을 내비치자 한 감독은 "그런 부담은 안 느껴요"라며 선배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두 감독은 "자주 놀러오겠다"며 웃는 낯으로 각자 훈련장으로 돌아갔다.
 
1983~1985년 OB 시절 김 감독과 3년간 함께 선수생활한 한 감독은 김 감독에게 누구보다도 고마움을 안고 있다. 특히 2009년 한화 사령탑 부임 직후 두산 사령탑으로 있던 김 감독에게 이대수 트레이드를 간곡히 요청했다. 2년의 시간이 흘러 이대수는 골든글러브 유격수가 됐다. 한 감독은 "그때 많이 도와준 만큼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한 감독과는 고등학교 때 같은 지역의 공주고와 대전고를 다녀 알고 있었다. OB 시절에도 잘 통하는 사이였다"며 "2009년 트레이드는 한 감독이 어려워하길래 해줬다.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줘야 한다. 사람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NC는 연습경기 상대를 구해야 할 상황. 이번에는 한 감독이 김 감독의 연습경기 상대가 되어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한 감독이 허락을 해줘야만 연습경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하는 팀이고, 한화는 올해 목표가 있는 팀이다. 한 감독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후배이지만 상대팀 감독으로 존중을 잊지 않았다. 한 감독도 그런 김 감독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쓰며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에 김 감독은 "내가 더 고맙다"고 화답했다.
뜨거운 투산 태양 아래 뜨거운 포옹을 나눈 김 감독과 한 감독. 2012년 각자의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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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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