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만큼 잘하겠다".
한화 이여상(28)의 배트에는 'Lucky 7'이 적혀 있다.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 7. 올해 이여상은 그토록 갈망하던 등번호 7번을 달고 새롭게 출발한다. 지난해까지 22번을 달았지만 올해는 7번이 비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여상의 차지가 됐다. 그는 "운이 좋았다"며 럭키세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여상은 학창시절부터 등번호 7번을 달고 뛰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삼성에서는 '국민유격수' 박진만이 달고 있었고, 한화로 이적한 뒤에는 이범호·송광민이 7번을 차례로 썼다. 지난해에는 신인 강경학이 이범호의 영입이 좌절된 후 7번을 받고 뛰었지만 시즌 후 군입대했다.

이여상은 "운이 좋아서 7번이라는 좋은 등번호를 받았다. 등번호가 부끄럽지 않고 창피하지 않도록 더 잘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좋은 등번호를 받은 만큼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겠다는 게 이여상의 각오다.
한화의 7번은 전통적으로 주전 3루수를 의미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화의 핫코너를 지킨 이범호가 그랬고, 이범호가 떠난 뒤에는 송광민이 등번호 7번과 3루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올해 이여상도 유력한 주전 3루수 후보로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지난해 이여상은 데뷔 후 가장 많은 120경기에 나와 타율 2할2푼2리 3홈런 38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허리 부상 이후 재활을 마친 후 곧바로 1군에 투입됐다. 주전으로 한 시즌을 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시즌 중반부터 체력적인 고비를 맞으며 고생했지만, 1년간 주전으로서 돈 주고도 사지 못 할 경험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도 운이 좋아 좋은 경험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여상은 "지난해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허리부상으로 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캠프에서 기초 체력부터 제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여상은 하루에 팔굽혀 펴기 200개, 아령을 이용한 손목 운동을 300개씩 소화 중이다. 그는 "근력을 키워 공수에서 한 시즌을 보낼 힘과 체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한지 한 달이 갓 지난 새신랑 이여상.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등번호 7번을 달고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 과연 이여상이 한화의 주전 3루수 등번호 7번의 전통을 이어가며 '럭키세븐'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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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