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만큼 살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평균 가정'이라는 제목 하에 '고졸 학력을 지닌 40대 초반의 부부가 결혼 후 9.3년 만에 장만한 27.6평의 집에서 두 명의 미혼 자녀와 함께 사는 핵가족. 평균 한 달 소득은 214만 원, 생활비는 111만 원'이라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조건에 정확하게 일치한 가정을 찾아 방송을 하기도 했다.
과연 지난해 정확하게 리그에서 평균을 기록한 선수는 누구였을까. 2011년 프로야구는 모두 207명의 타자가 최소한 한 경기라도 1군 경기에 출전했다. 이들이 한 시즌동안 기록한 리그 평균 타율은 2할6푼5리였고 출루율 3할4푼4리, 장타율 3할8푼3리, OPS .727 순이었다. 또한 한 명당 평균적으로 198회 타석에 들어섰고 33.8번 삼진을 당하는 동안 19번 볼넷을 얻었으며 3.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에 가장 가까운 타자는 롯데 이인구(32)였다. 이인구는 2011년 182번 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6푼7리(161타수 43안타) 출루율 3할4푼8리 장타율 3할6푼 OPS .708로 207명의 전체 타자 가운데 비율 성적이 가장 평균치에 가까웠다. 볼넷은 17차례 얻어 평균에 가까웠지만 22삼진을 당하며 평균보다는 나았고 홈런은 2개를 기록, 평균에 못 미쳤다.

작년 한 번이라도 1군 등판기록을 갖고 있는 투수는 모두 186명이다. 그리고 이들의 평균 성적은 다음과 같다. 평균 51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4.14, 38탈삼진, 22.1볼넷, 피안타율 2할6푼5리, WHIP 1.41를 각각 기록했고 투구수는 857개였다.
두산 고창성(28)은 한국 프로야구 투수 평균과 놀랍도록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1년 고창성은 50⅔이닝동안 평균자책점 4.44, 40탈삼진, 24볼넷, 피안타율 2할6푼7리, WHIP 1.46, 투구수 888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투구수만 평균치와 약간 차이가 있을 뿐 평균에 수렴하는 성적이다.
연봉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2011년 전체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8704만 원이었다. 고창성은 작년 연봉 9700만 원을 받아 평균과 엇비슷했지만 올해 1200만 원 삭감된 8500만 원에 사인해 더욱 평균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인구는 지난해 4500만 원, 올해 5000만 원으로 평균과는 차이가 있었다.
사실 1군 무대에서 꾸준히 출장하며 평균 정도의 성적을 내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다. 이인구는 롯데 외야 백업 가운데 1옵션으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2위의 숨은 공로자가 됐고, 고창성은 작년 한 해 다소 부진했지만 줄부상으로 인해 연쇄붕괴가 일어나던 두산의 계투진을 지켜냈다. 야구는 언제든 깜짝 활약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생애 첫 3할 타율을 넘기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한화 이대수(31)는 2010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저 타율(.232)에 그쳤었다. 올 시즌에는 누가 '평균의 반란'의 주인공이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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