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타순도 주장과 같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올 시즌 2번 타자로 주장 한상훈(32)을 낙점했다. 지난해 주로 2번 타순에서 활약하며 팀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한 한상훈에게 다시 한 번 중책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올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찬 만큼 한상훈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치러지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한상훈은 야간훈련에도 빠지지 않으며 함께 하는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범이 되고 있다. 주장의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에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한상훈에게 2번 타순은 그에게 딱 맞는 자리다. 한상훈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33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는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을 선보였다. 이는 2005년 SK 조동화(41개), 2007년 현대 김일경(36개)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은 희생번트였다.
한상훈은 "2번 타순은 주장의 역할과 비슷한 것 같다. 주장이 자신을 희생해야 팀이 살아나듯 2번 타순도 희생을 해야 중심타선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벤치에서 사인이 나지 않더라도 팀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자진해서라도 희생번트를 댈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가 이처럼 희생번트를 자신하는 이유는 중심타선이 훨씬 강해졌기 때문이다. 한상훈은 "올해 우리 타선이 핵타선이 될 것이다. 3번부터 6번까지 빡빡하다. 내가 그 중심타선에 찬스만 연결시켜준다면 충분히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장성호-김태균-최진행의 클린업 트리오에 3할 유격수 이대수까지 타선이 들어차 있다.
그렇다고 희생번트만 댄다는 게 아니다. 타격에도 그는 "KIA 이용규의 타격 동영상을 보며 많이 느꼈다. 결국,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것보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격을 연마 중"이라 했다.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높은 2할6푼9리의 타율을 기록한 한상훈은 올해 그보다 더 높은 타율을 꿈꾸고 있다.
2번 타순이라는 주장의 자리에 걸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 한상훈. 그라운드 안팎에서 한화의 든든한 일꾼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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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