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일레트로닉 음악을 대중화시킨 클래지콰이의 리더 클래지가 솔로앨범 '인펀트'를 발매하고 솔로로 나섰다.
타이틀곡 '러브 앤 헤이트(Love&Hate)'는 기존 일레트로닉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록의 이승열과 힙합의 MYK가 참여해 인상적인 크로스오버를 실현했다.
"요즘 주를 이루는 힙합은 랩이 더 많이 있고, 멜로디는 훅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 곡은 멜로디가 전반적으로 더 많고, 랩이 조금 추가됐어요. 우리나라는 그런 장르는 아직 별로 없죠. 록에 힙합이 가미된 느낌이에요."

앨범명 '인펀트'는 신생아를 뜻하는 영단어로, 다시 태어난 듯한 클래지의 심경을 대변했다. 지난 2년동안 휴식을 취하고 오랜만에 낸 앨범인만큼 각오가 남달랐던 것. 더구나 그새 일레트로닉 음악은 '대세'가 돼서 오히려 좀 지겨워지기까지 했다.
"일레트로 음악이라는 게 모든 장르에서 쓰이고 있어요. 핫하다는 아이돌 음악도 그렇고, 하물며 힙합도 일레트로닉 하우스를 차용하죠. 그렇다면 클래지콰이는 어디로 가야하나, 이제 색다른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죠. 새로운 음악을 기대하실텐데, 그걸 신경쓰면 너무 힘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마음을 비웠죠."
클래지가 클래지콰이와 다른 점은 보다 더 과감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색깔을 시도하는 클래지콰이와 달리 클래지는 이번에 클럽 음악에 집중했다. 푹 쉬는 동안, 가요 시장은 크게 변했지만 나름의 답을 찾았다.

"2004년에 데뷔해서 2009년까지 거의 쉬지 않고 달렸어요. 그래서 좀 쉬고 싶기도 했죠. 저희는 3집까진 반응을 핫하게 얻다가, 4집부턴 가요계가 아이돌 득세로 바뀌면서 우리도 뭔가 좀 더 생각할 게 필요한 시점을 맞았어요. 고민을 안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별 소용은 없었던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걸 하는게 정답이더라고요."
올해 중으로는 다시 호란과 알렉스와 만나 클래지콰이로 컴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진짜 다시 시작인 셈이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힘들고 어지러운 시대, 그는 음악으로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낙관주의자예요. 현실을 직시하면 너무 비관적이 돼서, 오히려 도피하는 것일 수도 있죠. 모두가 '시리어스'할 순 없잖아요. 재미있을 때까지 음악을 하면서, 이상을 노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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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