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양성우, "작아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이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1 16: 00

"너는 키가 몇이냐?"
지난해 9월 대전구장.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한화 신인 선수들이 한대화 감독에게 인사차 경기장을 찾았다. 일렬로 도열한 가운데 한대화 감독이 한 선수를 가리켜 "너는 키가 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르겠습니다"라는 당돌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 감독은 "키도 모르고 다니냐"고 면박을 줬지만 그 선수는 머리를 긁적일 뿐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화 신인 외야수 양성우(23)가 그 주인공이다.
충암고-동국대를 졸업한 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4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우투좌타 외야수 양성우는 신장은 173cm로 작은 편이지만 체중이 83kg으로 탄탄한 체구를 자랑한다. 지난해 교육리그-마무리훈련을 통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선구안이 좋고 빠른 발을 앞세운 타구 포착 능력이 좋다는 게 스카우트팀 평가였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양성우는 "프로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코치님들과 선배님들께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최만호 코치님과 강동우 선배가 잘 챙겨주신다. 스프링캠프에 오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최만호 코치도 현역 시절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과 탄탄함 힘으로 극복한 케이스. 최 코치는 외야 훈련은 물론 야간 훈련 중에도 양성우에게 1대1로 붙어 집중 지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양성우는 "코치님과 비슷해 보여서 그런지 많이 신경써 주신다"며 고마워했다.
겉으로는 낙천적인 모습이지만 사실 양성우는 의지의 사나이다. 동국대 1학년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며 1년간 야구를 놓고 재활에만 몰두했다.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3학년 때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떨쳤다. 동국대 1번타자로 공수주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당당히 프로 무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양성우는 "비록 키는 작지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대화 감독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데려왔다. 발도 빠르고 괜찮아 보인다"며 키가 작은 것에 대해서는 "야수는 키가 좀 작아도 된다. 이용규는 키가 큰가"라고 되물었다. 한화는 젊은 1번타자감을 구해야 하는 팀이다. 양성우가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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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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