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퓨처스 올스타전 MVP 출신 외야수 이명환(27)이 신생팀 NC 다이노스에서 새출발하고 있다. 이명환은 강진과 제주도 캠프를 통해 NC 입단이 결정됐다.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채태인·전준우 등 퓨처스 MVP 출신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가득차 있다.
대구고-한양대를 거쳐 2008년 신고선수로 KIA에 입단한 우투우타 외야수 이명환은 188cm 94kg 당당한 체구에서 일발 장타력을 갖춘 선수로 주목받았다. 2009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MVP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그에게는 독이었다. 올스타전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것이다.

이명환은 "당시 무릎 인대가 끊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1군 등록을 위해 참고 뛰었는데 결국 무리가 왔다. 무릎 수술하고 1년간 재활을 해야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수술은 그에게 또 다른 좌절을 안겼다. KIA는 이명환에게 1군 정식 선수가 아니라 신고선수를 제안했고, 그는 2010시즌을 마친 뒤 KIA를 나오기로 했다.

그가 찾아간 곳은 일본 독립리그였다. 시코쿠리그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야구를 배웠다. 이명환은 "일본에서도 한 번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 독립리그라 해도 일본 야구는 수준이 높았다"며 "이명환은 "일본에서 기술적으로도 한 단계 발전했다. 정확하게 맞히는 것과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웠다. 자연스럽게 밀어치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자신했다.
독립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NC 스카우트진의 눈에 띄었고, 창원행 티켓에 몸을 실었다. 사실 다른 팀에서도 제안이 있었지만 그는 과감하게 NC행을 택했다. NC는 당장 1군에 뛰지 못하는 팀이다. 다른 팀에서는 활약 여하에 따라 올해부터 당장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이명환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건 김경문 감독의 요청 때문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직접 NC에서 한 번 해보자고 말씀하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계약 조건을 떠나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며 "더 많이 배워 내년 시즌 1군에서 뛰고 싶다. 일단 올해 먼저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1년간 잘 준비하겠다. NC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 잘 해낼 자신도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도 "우리팀에 좌타자가 많아 우타자가 필요했다. 명환이가 힘도 좋고 타격에 소질이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채태인·전준우로 대표되는 퓨처스리그 MVP 성공 신화.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이명환도 또 다른 신화를 향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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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