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쇼핑 스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1.22 07: 44

프로야구 선수들라면 누구나 꿈꾸는 해외 전지 훈련. 매 팀마다 40명 내외의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구를 하면서 해외까지 나갈 기회를 얻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다. 선수들도 젊은이인 만큼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쇼핑에 대한 기대에 부푼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형 아울렛이 많고 할인의 폭이 큰 편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훈련이 없는 휴일마다 쇼핑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모 선수는 "빈 가방 하나를 더 들고 갈 예정"이라고 설레하기도 할 정도. 선수들은 자신의 물건을 많이 사기도 하지만 가족, 친지, 친구들의 쇼핑 심부름도 해주곤 한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 사이에도 쇼핑 스킬에 따른 등급이 있다고. 전지훈련을 많이 가본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첫 휴일부터 쇼핑을 하러 가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다른 후배들이 사온 쇼핑 품목들을 한 번 살핀 뒤 물(?)을 보고 쇼핑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사게 되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싸고 질 높은 물건을 크게 '지른다'. 베테랑들은 나이가 있는 만큼 한국에 비해 값이 싼 아이들 옷을 많이 사오는 것도 한 특징.

그리고 한 명이 사온 물건이 마음에 들면 다른 선수들이 다같이 그 물건을 사기 때문에 선수들이 입국할 때 다 똑같은 브랜드의 청바지를 입고 있거나 똑같은 벨트를 하고 있는 것은 선수단 쇼핑의 흔한 일화다. 명품이나 유행을 좋아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쇼핑 품목에도 유행이 있다고 한다. 지난 이야기지만 예전에는 '코끼리 밥솥'도 심심찮게 명품에 들었다고.
한편 지난 15일 애리조나로 떠난 김시진 넥센 감독의 경우 떠나기 며칠 전 가족들의 선물 고민에 빠져 있었다. "딸이 '아무거나 사오라'는데 '아무거나'라는 말이 제일 어렵다. 차라리 한 개를 정해줬으면 좋겠다"던 김 감독은 떠나기 전부터 뭘 사올지 걱정중이었다. 선수들에게는 강도 높은 전지훈련에 대해 엄포를 놓은 김 감독이지만 야구장 밖에서는 딸 선물을 고민하는 아버지였다.
사실 전지훈련은 약 한 달에서 두 달 간의 해외 출장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길고 힘든 여정이다. 게다가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고된 훈련에 지치는 선수들이 많다. 휴일날 달콤한 휴식 겸 쇼핑은 선수들의 기운을 찾아주는 하나의 해방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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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본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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