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한도전' 버티고 '1박2일' 종영일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1.22 08: 28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TV 예능의 양대산맥인 MBC '무한도전'과 KBS 2TV '1박2일' 사이에 희비쌍곡선이 교차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리얼 버라이어티 원조다운 면모를 굳건히 과시하며 장수의 길로 들어선지 오래인 반면에 예능 최강자 '1박2일'은 사실상 종영을 앞두고 있다. '시즌 2'를 한다지만 연출자와 출연진이 거의 다 바뀌는 만큼 진짜 '1박2일'은 이제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두 프로의 명암이 갈리게 된걸까.
토요일 저녁 '무한도전'은 올해로 8년째 시청자 사랑을 받고 있다. 하루살이 목숨의 예능계에서 이제 '무한도전'은 최장수 인기프로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TV 전체예능 1위로서 전국시청률 30%를 넘나들던 전성기 당시의 파괴력은 찾아보기 힘들어도 꾸준히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MBC 입장에서는 효자중에 효자인 셈이다.

'무한도전'은 한 두번 보고서 그 맛과 재미를 찾아내기 힘든 프로다. 이제 척하면 척인 고정 출연 멤버들의 찰떡 호흡과 다름없이 알아서 웃어주는 고정 시청자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무한도전'을 처음 보거나 익숙치 않은 시청자라면 '도대체 늘 보는 얼굴 대여섯명이 뭉쳐다니면서 자기들끼리 뭐하는거야?" 지적하기 십상이다.
메인 MC 유재석을 비롯해 2인자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등 초창기 멤버들은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모토로 선발했고 김태호 PD도 한결같이 건재하다. '무한도전'의 진정한 힘은 이들에게서 비롯된다. 지금은 아이돌 전진이 한때 멤버로 합류했고 지금은 리쌍의 길이 활약중이지만 이들 6명은 늘 꾸준했다. 하하는 '무한도전' 공익근무를 마치고 당연하다는 듯 재합류할 정도로 패밀리 의식이 강하다.
또 예능이 본업인 고정 멤버들이 절대 다수다. 배우와 가수 등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겠다며 도중에 '하차'를 선언, 프로그램 전체를 김빠지기게 하는 위기 상황이 '무한도전' 없었던 배경이다. 오히려 초창기 멤버들은 '무한도전'에서 얻은 인기를 발판삼아 겹치기 출연이 절정에 이르렀을 당시에조차 '무한도전' 출연을 제 1과제로 삼았다.
거꾸로 리얼 예능 원조인 '무한도전'을 누르고 예능 선두로 올라섰던 SBS '패밀리가 떴다'와 KBS 2TV '1박2일'은 잘 나갈 때 '프로그램 해체'의 아픔을 맛봤거나 기다리는 중이다. 두 프로의 특성은 멤버들을 영화배우, 탤런트, 가수, 개그맨, MC 등 다양한 분야 출신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리얼 예능의 핵심은 멤버간 팀웍인데 '패떴'과 '1박'은 주요 멤버 한 둘이 빠질 때마다 한번씩 온 몸이 흔들리는 울렁증을 겪었다. 그래도 강호동을 중심으로 잘 단합했던 '1박'은 모래집 무너지듯 순식간에 와해됐던 '패떴'과 달리 절대강자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켰지만 결국 이 부분의 아킬레스건을 감추지 못했다.
 잘 버텨주는 '무한도전'이 고맙고 떠나가는 '1박2일'이 아쉬운 2012년 새해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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