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한대화 감독이 선크림을 바꾼 까닭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2 15: 04

"내가 봐도 너무 하얗더라고".
애리조나 투산에서 스프링캠프에 한창인 한화 선수단. 강렬하게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아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선크림을 찾는다. 훈련 전 선크림을 얼굴에 바르는 건 기본이다. 구단에서는 아예 선크림을 박스째 가져오며 선수단에게 뿌려주고 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선크림을 사용한다. 
'선크림 매니아' 박정진을 중심으로 대다수 선수들의 얼굴이 두껍게 바른 선크림으로 새하얗다. '가부키' 분장을 연상시킬 정도이지만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한대화(52)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한 감독의 얼굴도 선크림으로 하얗게 변해있었다. 이를 전문용어로 '백탁 현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감독이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선크림을 바꿔 썼다. 선수단 전체가 쓰는 선크림 대신 지난해 쓰던 개인 선크림을 얼굴에 발랐다. 이유는 역시 너무 하얀 얼굴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집에서 부인이 전화가 와서 '얼굴이 왜 그렇냐'고 뭐라 하더라. 사진을 보니 내가 봐도 진짜 너무 하얗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실제로 캠프 1~3일차까지 한 감독의 얼굴은 가부키처럼 하얬다. 인터넷으로 한 감독의 모습을 확인한 아내 윤향수 여사가 화들짝 놀라 전화를 할 정도였다.
선수단이 쓰는 선크림이길래 같이 썼지만 생각 이상으로 얼굴이 하얗게 변한 것에 한 감독 스스로도 놀랐다. 한 감독은 "선크림에 속았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사실 감독으로서 체면도 있지만 한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체면도 있다. 한 감독은 다음달이면 할아버지가 된다. 장남이 아들을 낳을 예정. 9개 구단 현역 감독 중 가장 먼저 손주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한 감독으로서는 손주 때문에라도 선크림을 바꿔 쓸 수밖에 없었다.
waw@osen.co.kr
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