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제대' 한화 정대훈, "규민이형에게 많이 배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3 10: 40

한화의 잠수함 투수 정대훈(27)이 군제대와 함께 도약을 꿈꾼다.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원소속팀 한화로 돌아온 정대훈은 제대와 함께 곧바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나가사키 마무리훈련 그리고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까지 함께 하며 숨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경남상고-동의대를 졸업한 뒤 2008년 2차 5번 전체 3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대훈은 첫 해 1군에서 2경기 2⅔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이듬해에는 시즌이 한창이던 여름, 빗길에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교통사고를 당하며 중상을 입었다. 정대훈은 "그때는 말이 재활선수이지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야구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경찰청이 벼랑끝에 있던 정대훈을 구제했다. 경찰청에 입대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재활하고 공을 다시 던지기 시작한 정대훈은 2년간 실전 위주로 많은 경기에 나왔다. 지난 2년을 통틀어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87경기에 나와 13승2패2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정대훈은 "경찰청에서 중간계투로 많은 경기에 나오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했다. 퓨처스이지만 경기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다. 중간계투로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하나의 소득은 LG 우규민을 만난 것이다. 경찰청의 유이한 잠수함투수들이었던 그들은 2년간 함께 생활하며 마음이 통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우규민은 지난해 19경기 15승무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34로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2010년에도 10승4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
정대훈은 "규민이형은 야구를 대하는 마음이 나와는 완전하게 달랐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진지했다"며 "규민이형은 내무실에서도 야구만 보고 또 봤다. 1군 경기를 직접 하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규민이형의 모습을 보며 나의 부족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우규민과 함께 하며 그로부터 서클 체인지업도 전수받았다. 정대훈은 "나는 볼스피드보다 변화구와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팔 각도도 원래보다 조금 더 내렸다. 변화가 많은 공을 원하는 곳으로 던지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투수코치 시절 정대훈을 지도한 이상군 운영팀장은 "팔 각도가 언더스로에 가까워 볼 움직임의 변화가 많다"고 평가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화 잠수함 투수. 정대훈이 '경찰청 파워'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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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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