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고참' 정성기, "3년만에 찾은 미국, 감회가 새롭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1.23 07: 39

"3년 만이네요".
신생팀 NC의 최고참 사이드암 투수 정성기(33)가 3년 만에 미국을 찾았다. NC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첫 해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나이가 어리거나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 온 것만으로도 신기해 하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정성기는 다르다. 그의 주무대는 바로 미국이었다. 동의대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2년 6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금 24만 달러에 계약하며 과감하게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지금 옆 훈련장에 있는 한화 박찬호 선배님을 보고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풀타임 첫 해였던 2003년, 싱글A에서 53경기 1승4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으로 가능성을 보인 정성기는 그러나 군문제로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가 2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07년 33경기에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15로 싱글A 최우수 투수로 선정되며 더블A로 한 단계씩 올라갔다.
하지만 더 이상 발전은 없었고 구단에서는 그를 트레이드하려 했다. 정성기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다른 팀에 가봤자 크게 달라질 게 없을 듯했다. 한국에서 도전하고 싶었다"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게 2009년 2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의 일이었다. 그 이후 3년 만에 다시 야구로 미국땅을 밟으니 기분이 남다르다.
정성기는 "3년 만에 미국을 찾았다. 당연히 기분이 새롭다. 한국에서 팀의 일원으로 함께 오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3년 전 한국으로 돌아온 뒤 공백기가 길었다. 해외파 선수 복귀시 2년간 뛸 수 없다는 유예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그것도 모르고 한국에 돌아갔다. 방황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개인훈련을 거듭하며 NC 트라이아웃을 통해 다시 야구선수가 됐다. NC 선수단 중 유일한 1970년대생으로 최고참이자 투수조장이다. 김경문 감독은 "고참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정성기는 어린 후배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
 
그는 "나도 새롭게 적응하는 중이다. 여전히 배울게 많은 입장이다. 하지만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지금 몸 상태는 좋다. 구속도 142~143km 정도 나오는데 145~146km까지는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처음보다 몸 상태가 좋아져 기대가 된다"고 했다.
지난달 약혼을 한 정성기는 연말에 결혼을 할 예정이다. 동갑내기 약혼녀가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그녀가 옆에 있어 힘이 된다. 나이가 같아서 그런지 이해심도 많다"며 "올해 첫 시즌은 2군이지만 1군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겠다. 좋은 성적을 내서 결혼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2번의 큰 고비를 넘기고 돌아온 정성기의 야구 인생. NC에서 진정한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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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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