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무대에 발을 내딛는 '한국대포' 이대호(30. 오릭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퍼시픽리그를 지배했던 에이스급 투수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각각 다승과 방어율 5걸안에 포함됐고 합작 61승을 따냈던 투수 4명이 센트럴리그와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작년 특급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소프트뱅크의 데니스 홀튼(33)은 요미우리로 이적했다. 19승을 따내며 퍼시피리그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방어율 2.19(5위)를 기록한 투수였다. 2년 6억 엔을 제시한 요미우리의 품에 안겨 말을 갈아탔다.
8승, 방어율 1.94를 기록한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32)도 FA 자격을 얻자 고민끝에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16승(4위)과 방어율 1.51(3위)를 기록한 좌완 와다 쓰요시(31)까지 볼티모어에 입단했다. 소프트뱅크에서 43승을 합작했던 삼총사가 팀을 떠났다.

더욱이 일본의 에이스로 불리우는 니혼햄 간판투수 다르빗슈 류(26)는 6년 6000만 달러를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18승(3위)과 방어율 1.44(2위)를 기록했던 투수였다. 다승과 방어율 5걸안에 포진했던 4명의 투수들이 동시에 리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방어율 5걸 가운데 남은 투수는 라쿠텐 에이스이자 사와무라상을 따낸 다나카 마사히로(19승, 방어율 1.27) 뿐이다.
4명의 투수들은 작년 오릭스를 상대로 20경기에 출전해 12승을 따냈고 모두 589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4번 타자라면 적어도 70타석 정도 이들과 겨루어야 한다. 연간 600타석을 소화한다면 10% 이상 상대하는 셈이다. 더욱이 좌완 스기우치는 피안타율(좌 2할4리, 우 2할8리)에서 좌우 차이가 거의 없다. 와다는 오히려 왼손타자(2할6푼2리)보다 오른손 타자(1할9푼7리)에게 강했다.
모두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 구사력은 리그 최상급 투수들이었다. 이대호에게는 맞대결 기회가 줄어들어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까다로운 투수들이다. 이들을 만나지 않는 편이 타율, 홈런, 타점 생산에 유리할 수 있다. 홀튼과 스기우치는 교류전에서 격돌하지만 상대횟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 분명히 좋은 여건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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