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뛰기 위해 멕시코로 간다".
23일(이하 한국시간) 한화와 NC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반가운 얼굴이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다. 지난해 롯데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39)였다. 코리는 한화 캠프장을 먼저 방문한 뒤 NC 훈련장에서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피닉스에 거주하는 코리는 아내의 일 때문에 투산까지 넘어왔다. 마침 한화와 NC가 투산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상태였고 예상치 못한 한국 팀들을 본 코리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에게 먼저 인사한 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함께 한 김태균과 오랜만에 해후했다. 롯데에서 함께 한 불펜 포수 조세범씨와도 포옹을 나눴다.

코리는 "오랜만에 한국팀을 보니 반갑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며 "여전히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올해는 멕시코에서 뛸 것이다. 내년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한국야구 복귀를 위해 멕시코에 가는 것"이라며 한국프로야구 복귀에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올해는 일단 멕시코 리그에 참가할 예정으로 지금 몸을 만드는 단계에 있다.
지난해 롯데에서 활약한 코리는 25경기에서 4승3패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초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으로 교체돼 한국을 떠났다. 이후 곧바로 대만프로야구로 건너가며 야구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롯데에서 뛴 기간은 4개월도 되지 않지만, 그에게 롯데에서 보낸 시간은 최고의 시간들이었다.

코리는 "롯데에서 보낸 기간은 내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들이었다. 열정적인 팬들과 팀원들을 잊을 수 없다. 코칭스태프도 많이 배려해줬다"며 "중간에 팀을 떠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과연 부첵이 나보다 나았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그는 "부첵은 나의 절친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는 한국에서 함께 한 사람들을 잊지 않았다. "라이언 사도스키는 최고의 팀메이트였다. 한국말을 배운 그는 통역보다도 통역을 잘해줬다"며 사도스키에게 고마워했다. 이어 KIA에서 뛴 트레비스 블랙클리에 대해서는 "크레이지"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대호·홍성흔 등 롯데에서 한솥밥 먹은 동료들은 물론 KBSN 스포츠 민훈기 해설위원도 보고 싶어했다.
한화에서 한참 동안 있었던 그는 NC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우연찮게 NC 이상구 단장과 마주쳤다. 코리는 "NC가 9구단으로 출발하는 걸 잘 알고 있다. 롯데와도 지역적으로 가깝고, 팬들도 열성적이다"며 한국야구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 단장도 코리에게 "멕시코에서 어떻게 하는지 계속 지켜보겠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보도록 하자"며 구단 관계자를 통해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
여전히 한국야구를 그리워하고 있는 코리.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 보유가 확대가 되는 만큼 코리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 코리는 "나는 여전히 던질 수 있다. 내가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스스로 포기할 것이다. 아직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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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