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드디어 스크린 톱스타 자존심 살렸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1.23 10: 19

배우 황정민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는 요즘이다.
황정민은 국내 대표 영화 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연기자. ‘천의 얼굴’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매번 다양한 얼굴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최근 작품들만 보자면 지난 2010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부당거래’, 작년 ‘모비딕’에서 각각 맹인검객, 경찰, 기자로 분해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띄웠다.
최근 흥행보다도 연기력으로 주목받은 경향이 큰 그가 한층 친근해져 돌아와 ‘황정민표 코믹연기’로 설 연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을 웃고 울리고 있다. 엄정화와 함께 주연을 맡은 ‘댄싱퀸’(이석훈 감독)은 지난 18일 개봉 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달리고 있다. 최근 전매특허 연기력을 지닌 스크린 톱스타들이 흥행 성적 면에서 약세였던 것을 상기할 때, ‘댄싱퀸’의 흥행은 반가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영화 ‘너는 내운명’,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의 황정민이 세상에 없을 듯한 순박함으로 다가왔다면 ‘댄싱퀸’ 속 황정민은 보다 현실성 있고 서민적이다. 마치 우리 옆집에 있을 듯한 어떤 아저씨가 자신의 꿈을 쫓고, 이와 함께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응원하는 모습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득 차 있다. 이것이 설 연휴 극장가에서 ‘댄싱퀸’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댄싱퀸’은 캐스팅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작품이란 평이 있을 정도로 황정민의 연기력에 상당부분 의존해 있다. 극중 ‘어쩌다 보니’ 서울시장 후보에 나서는 황정민으로 분한 황정민은 페이소스가 담긴 코믹 연기로 아련한 감동을 자아낸다.
황정민은 ‘댄싱퀸’의 감동 부분에는 솔직히 신경을 안 썼다고 말한다. 맞다. 감동을 받는 것은 만드는 사람이 아닌, 관객의 몫이다. 그는 “난 이 작품을 하면서 감동에 대한 부분에는 사실 신경을 안 썼다. 코미디 영화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했고, 관객들 역시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전당 대회신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이 많이 내심 놀라웠다. 그냥 연기할 때는 내 솔직한 심정만 드러내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또 ‘댄싱퀸’의 황정민에 대해서는 “남 같지 않은 느낌, 살갑게 느껴지는 캐릭터라서 보시는 분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분유 값 가격도 모르고 분유 값이 비싸면 모유를 먹이면 되지 않느냐는 황당한 다른 후보의 발언에 “무슨 엄마들이 젖솝니까? 아무 때나 짝짝 짜면 우유가 나오게?”라며 격분하는 황정민의 모습에는 적어도 거짓이 없다. 사회의 비리를 쫓고, 그물망처럼 촘촘한 권력관계에서 몸서리치던 황정민이 맞는지 의문이다. 연기자로서 황정민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에서 그의 모습을 ‘완전히’ 볼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스스로 어깨와 몸에 힘이 많이 빠졌다고 말하는 그다. 앞으로 TV조선 드라마 ‘한반도’, 영화 ‘신세계’에서는 또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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