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롯데 사이판 캠프, 더 뜨거운 포수전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24 10: 52

롯데 자이언츠의 이번 전지훈련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는 백업포수 발굴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장성우의 공백을 내부에서 채우기로 결정하고 전지훈련을 통해 백업 포수를 결정할 예정이라 공표한 바 있다. 이번 1차 사이판 전지훈련에 참가한 포수는 강민호, 이동훈, 김사훈, 윤여운 등 모두 네 명이다. 여기에 국내 잔류군인 변용선까지 모두 네 명이 백업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사이판 전지훈련에 참가한 롯데 선수단은 불볕과 습기 가득한 찜통 더위와 맞서 싸우며 맹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오전 7시30분 경기장으로 이동하며 시작되는 하루 일과는 밤 9시가 돼야 야간훈련 종료와 동시에 끝이 난다. "사우나에서 숨을 쉬는 것 같다"라는 한 선수의 표현이 있을 정도로 남국의 1월은 한국과는 천양지차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선 때 아닌 '점퍼'가 등장했다. 물론 실제로 입은 게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 이었다.
일의 전모는 이렇다. 최기문 배터리코치와 포수조 전원이 무더운 날씨와 찌는듯한 습기에 비오듯 땀을 쏟으며 훈련에 한창이었다. 선수들의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순간 양 감독이 지나가며 그 광경을 보고서 한 말, "더우면 얘기들 해라. 상동 실내연습장(국내 잔류조)은 시원하다더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이들이지만 양 감독의 말을 듣자마자 강민호는 "구름도 많고 하나도 안 덥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답했고 이동훈은 "저는 점퍼입고 나오려고 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고 한다.
양 감독에 백업 포수의 성과를 묻자 "윤여운의 기량과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긍정적이다. 또한 이동훈, 김사훈 등도 무척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으며 기량도 많이 올라갔다. 기대 이상이다"라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이판 불볕더위 맹훈련 와중에도 롯데 선수단은 이처럼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하는 훈련의 성과가 높은 건 당연한 이야기다. 경쟁을 뚫고 정규시즌에서 강민호의 뒤를 이어 경기 후반부를 책임질 '넥스트 장성우'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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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훈-윤여운-이동훈=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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