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 폼으로 다시 해봐".
넥센 히어로즈 전지훈련이 한창인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 현지시간으로 밤까지 계속되는훈련 중에 3년차 우완 김정훈(21)이 옆에 서있던 동기 문성현(21)에게 투구폼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김정훈은 '두 가지 폼 중에 어떤 폼이 나은지'를 물었고 김정훈의 피칭을 유심히 살펴보던 문성현은 "처음 폼이 낫다"며 본인이 직접 몸으로 이유를 설명했다. 김정훈이 문성현이 선택해준 피칭 동작을 계속하자 곁을 지나던 정민태(42) 투수코치도 "그 폼을 계속 기억하고 유지하라"며 칭찬한다.

다음은 2년차 투수 이태양(19)의 차례. 문성현은 언더핸드에 가까운 동작까지 시범을 보이며 이태양에게 조언을 해줬다. 훈련 내내 문성현은 자신의 훈련을 틈틈이 하면서도 주변 동료, 후배들의 조언자 역할을 서슴지 않았다.
문성현의 '자문'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LG로 떠난 2011년 신인 윤지웅(24, 경찰청)은 LG 보상선수 지명 당시 "어리지만 선배답게 잘 챙겨주고 알려줬던 (문)성현이랑 헤어지는 게 제일 아쉽다"며 서운해했다.
선수들이 문성현에게 자꾸 묻는 까닭은 무엇일까. 본인은 "그냥 서로 묻고 물어보면서 같이 하는 편이다. 그냥 가끔 물어보면 답해주는 것일뿐"이라고 쑥스러워했다.
옆에서 문성현을 지켜보는 정민태 코치는 "성현이의 폼이 예쁘다. 내가 보기엔 가장 완벽한 폼에 가깝다. 그래서 선수들도 성현이에게 폼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이어 "성현이 성격이 또 활발하고 잘 알려주는 성격이다. 어린 선수들이 가장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상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한편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성현이가 피칭할 때 손끝을 조금 바꿨더니 공이 훨씬 더 좋아졌다. 올 시즌에는 더 강해진 성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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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