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꿈꾸는 류현진, "힘 좋을 때 겨뤄보고 싶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1.24 07: 47

"미국 갈거야. 나는 미국 갈거야".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의 마음은 확고했다. 그에게 일본은 없다. 시선은 오직 최고선수들이 모여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꽂혔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스프링캠프에 한창인 류현진은 "해외 진출은 올 시즌이 끝나야 결정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만약 해외로 나간게 되면 일본 대신 무조건 미국"이라고 선언했다.
사실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일본에 먼저 간 뒤 미국으로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작년부터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 좋을때 가장 힘이 있을 때 최고 선수들과 한 번 겨뤄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말 그대로 전성기 때 최고의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게 류현진의 진심 어린 도전정신이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어릴적부터 류현진에게도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였다. 그는 "예전에는 랜디 존슨을 좋아했다. 요즘에는 클리프 리가 가장 좋다. C.C 사바시아는 잘 모르겠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알버트 푸홀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같은 메이저리그의 4번 타자들과도 붙어보고 싶다"고 했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가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류현진은 "나는 미국에 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올해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그는 "작년 성적은 최악이었다. 두 달이나 놀았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 한 해였다"며 "올해 180이닝 이상을 던지며 19승을 목표로 하겠다. 18승이 최고 승수였으니 19승을 하고 싶다. 180이닝 정도는 선발 에이스라면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최다 18승을 올리며 MVP-신인왕을 차지한 2006년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 윤석민(KIA)·김광현(SK)과의 선발 맞대결도 언제든 환영이다. 류현진은 "승엽이형은 정말로 사람이 좋은 멋진 분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 추억이 많다. 하지만 승부하게 되면 못 치게 해야 한다. 자세한 건 일급 비밀"이라며 웃은 뒤 "석민이형이나 광현이와 맞대결도 하면 하는 거다. 붙으면 된다. 우리팀이 강해졌기 때문에 지원도 많이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대투수 박찬호의 존재도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류현진에게 든든한 힘이다. 박찬호는 류현진에게 메이저리그 이야기는 물론 투심·커터 등의 구질도 전수하려 한다. 류현진은 박찬호를 그의 별명 '찹(Chop)'이라 부르며 "찹형이 도움을 많이 주신다"며 친근감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올해는 대기록도 많이 걸려있다.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100승 기록과 역대 3번째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5번째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이 도전 항목이다. 류현진은 "역시 100승을 가장 하고 싶다. 23경기 내로 11승을 해야 하는데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최연소-최소경기 100승에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 이맘 때 류현진은 과연 어디서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그는 "그때도 미국에 있을 것이다. 어떤 유니폼을 입을지는 나도 궁금하다"며 "다른 건 몰라도 지금처럼 추리닝 입고 있을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훈련 후 야심한 시각. 류현진은 후배들의 라면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코를 틀어 막았다. 그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고 고백했다. 류현진의 2012년은 분명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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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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