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통틀어 정말 눈에 띄는 선수였지".
정민태(42) 넥센 히어로즈 투수코치가 기억하는 '핵잠수함' 김병현(33)이란 그야말로 '최고'였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투수조 전지훈련을 지휘중인 명투수 출신 정 코치는 지난 23일(한국시간) "(김)병현이는 내가 아는 옆구리(언더핸드) 투수 중에서는 최고다. 병현이가 제일 잘 할 때는 한·미·일 무대를 통틀어 정말 눈에 띄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말린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에서 9시즌 동안 394경기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특히 김병현은 2001년(애리조나, 내셔널리그)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섰고, 2004년에는 아메리칸리그에 속한 보스턴에서 두 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라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다 팀에서 자유계약 공시된 김병현은 지난 18일 현대의 지명권을 이어받은 넥센과 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1억 등 총액 16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으로 밟게 됐다.
정 코치는 "병현이가 전성기일 때는 언더핸드인데도 구속이 150km가 넘을 정도로 빠른데다 제구력도 좋아서 당해낼 타자가 없었다. 옆구리 투수 중에는 정말 최고였다"면서 "지난해 경기를 거의 못 뛰었다고 하니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몸상태만 괜찮다면 선발로 나와 10승 정도는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었다. 정 코치는 "병현이 스스로는 빨리 뛰고 싶을 수도 있지만 욕심만 가지고 서두르게 되면 몸을 일찍 망칠 수 있다"며 "올해보다는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진(54) 넥센 감독이 김병현 영입 후 "김병현이 완벽한 모습을 보일 때까지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과도 일치한다.
김병현의 보직은 김병현이 27일 애리조나에 합류해 몸을 풀 때까지 보류된 상태지만 이번 정민태 코치의 '선발 10승' 발언으로 넥센 김병현의 선발 소화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남은 것은 김병현이 여유 속에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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