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한화는 올해 신경현-최승환 체제로 포수진을 꾸릴 것이 유력하다. 수년간 안방을 지킨 신경현에 수비가 좋은 최승환이 들어와 구색을 갖췄다. 그렇다면 과연 제3의 포수는 누가 될까. 현재까지는 7년차 포수 정범모(25)가 유력해 보인다. 박노민이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고, 나성용이 보상선수가 돼 LG로 떠나면서 기회가 생겼다.
한화 강성우 배터리코치는 "범모는 체격조건이 좋고, 가능성이 풍부하다. 다만 지난해 수술 후 재활을 하느라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경기 경험이 부족해 세세한 부분이 떨어지지만, 기본적으로 갖춘 조건이 좋기 때문에 크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기대를 걸었다.

184cm 88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정범모는 2006년 청주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2차 3번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유망주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기회가 없었고 2009년 상무에 입대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했고, 지난해 7월부터 실전에 투입되며 감각 회복했다. 1군에서 3년간 10경기 나온 게 전부이고 가장 최근은 2008년이다.
정범모는 "작년에는 사이판에서 재활훈련을 했었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스프링캠프를 찾았다"며 "아직 나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게 많은 선수다. 수비에서는 풋워크나 유연성이 떨어지고, 타격은 변화구 대처 능력이 약하다"고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았다.
하지만 가능성 만큼은 무궁무진하다. 그는 고교 3학년 시절에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잠재력이 큰 선수로 평가됐다. 그동안 기회가 많지 않고 부상에도 발목이 잡혔지만 올해는 최상의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신경현-최승환이라는 선배들의 벽이 높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했다. 오히려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정범모는 "신경현·최승환 선배님들의 좋은 부분을 보며 배우고 싶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내 것으로 익혀 언젠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20대 젊은 포수로서 향후 한화의 안방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도 분명하다. 그는 "그런 욕심이 없으면 남자도 아니다"라는 말로 훗날 이글스의 안방마님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정범모는 "그동안 부모님께서 뒷바라지를 많이 하셨다. 내가 부담을 느낄까봐 일부러 야구장에도 잘 안 오신다. 부모님께 당당히 경기 티켓을 드릴 수 있도록 잘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정범모가 부모님께 직접 티켓을 끊어 전달할 때 한화의 젊은 포수 고민이 해결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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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