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지지 않는 176호.
한화가 숙소로 쓰는 애리조나 투산 더블트리 힐튼. 1층 별관 전체를 한화 선수단 전체가 쓴다. 고된 주간훈련과 야간훈련까지 이어지는 일정 때문에 코칭스태프-선수들의 방은 일찍 취침소등된다. 하지만 딱 한 군데. 바로 176호만이 자정이 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침대도 없고 테이블만 놓여진 이곳은 바로 한화의 영상 전력 분석실이다.
지난 겨울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한 한화는 내실 다지기에도 힘쓰고 있다. 바로 전력분석 인력과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김종문 차장을 필두로 이봉우 대리와 조현수 사원에 LG에서 영입된 김준기 차장까지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지에 있다. 전력분석팀 인원도 지난해 6명에서 올해 8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인력이 늘어난 만큼 해야할 일도 많아졌다. 영상 분석실이 있는 176호에는 선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3년차 신진급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고 나머지 선수들도 개별적으로 필요에 의해 176호의 부름을 받는다. 이곳에서 길게는 한 시간 가량 영상과 데이터를 기초로 보완점을 찾는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176호의 문은 열려있다. 자정을 넘기는 건 예삿일이다.

특히 각 분야의 전력 분석 전문가들이 세분화 된 임무를 맡고 있다. 전력분석팀을 총괄하는 김종문 차장의 진두지휘아래 김준기 차장이 투수 파트, 이봉우 대리와 조현수 사원이 야수 파트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경기 자료 뿐만 아니라 당일 훈련 중 모습까지 영상에 담아 부족한 부분을 찾고 메우려 한다.
인력 보충만이 전부가 아니다. 오는 3월 시범 경기 시작 전까지는 새로 자체 개발한 국산 전력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 기존의 영상과 데이터를 통합해놓은 자료에 2군까지 영역을 확장해 방대한 자료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만큼 전력 분석팀의 해야 할 일이 많아졌고 역할도 막중해졌다.
한화 이상군 운영팀장은 "투수·타자·수비까지 매일 영상과 데이터를 보는 게 일상이다. 전력분석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 전력 증강을 위해 땀 흘리는 전력분석팀이 있어 한화의 2012년도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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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차장, 김종문 차장, 이봉우 대리, 조현수 사원(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