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차세대 안방마님들이 자라고 있다.
넥센은 올 스프링캠프에 4명의 포수를 참가시켰다. 지난해 말부터 김시진 감독이 "내년에는 제대로 된 주전 포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한 강귀태(33)가 연봉 협상 결렬로 제외된 가운데 허도환(28), 이해창(25), 신영재(24), 지재옥(23)이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올랐다.
허도환은과 신영재는 2011년 신고선수, 이해창은 2010년 신인, 그리고 지재옥은 2012년 신인이다. 그야말로 포수 유망주들인 셈. 이들의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수(44) 배터리코치는 "아직 다들 고만고만하다. 가능성은 보이는데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중 1군 무대를 가장 많이 밟아본 선수는 허도환이지만 2007년 두산 시절 1경기를 합쳐도 80경기에 불과하다. 이들에 비하면 강귀태는 10년이라는 1군 경력과 통산 타율 2할5푼6리의 방망이에서 앞선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 허리 부상으로 33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김 코치는 "감독님 말대로 귀태가 경험 면에서도, 타격 면에서도 주전 포수로 뛰어주면 좋다. 그러나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아닌가. 도환이가 그래도 지난해 1군 경험을 해봤으니 백업 포수로 귀태를 든든히 받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 코치가 이처럼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포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몸으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 김 코치는 "볼배합, 투수 리드 모두 3년에서 5년 이상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느껴야 하는 부분이다. 포수는 무엇보다 경험이 많아야 틀리지 않고 리드할 수 있고, 그래야 투수도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험에서 앞서는 강귀태가 스프링캠프에 따라오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다. 반면 애리조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네 포수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감독과 코치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다. 넥센 안방마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고선수에서 주전포수라는 성공기를 써낸 허도환은 강귀태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넥센의 미래를 밝혔다. 허도환이 올 시즌에도 든든한 백업 포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안방 마님의 탄생인가. 이들의 성장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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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