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는 가끔 오셨는데 말은 몇 번 못해봤어요".
넥센 히어로즈의 '거포 유격수' 강정호(25)가 미국에서 특별한 선배를 기다리고 있다.
강정호와 같은 광주일고를 졸업한 메이저리그 출신 '핵잠수함' 김병현(33)이 바로 그다. 지난 18일 넥센과 입단 계약을 맺은 김병현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합류한다.

강정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전성기를 보내던 시절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 선배가 몇 번 야구부를 방문했지만 워낙 나이차가 많고 나는 투수도 아니어서 말을 몇 마디 못 해봤다"고 말했다.
김병현이 예전의 위력을 완벽히 되찾지는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준다면 넥센의 마운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선발진 합류도 유력하다. 정민태(42) 투수코치는 "김병현은 몸상태만 괜찮다면 선발 10승도 무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정호 역시 팀의 투수진 강화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우리 팀 투수들이 그 동안 중간이 많이 약했으니 김병현 선배가 중간으로 던지셔도 좋고, 선발로 던지게 되면 누군가가 중간을 메워줄테니 투수들이 더 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이제 우리 팀이 꼴찌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잘 해서 4강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정호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2년 만의 골든글러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김병현과 강정호가 투타에서 살아난다면 넥센에는 큰 힘이 된다. 학교 선후배의 힘이 팀을 이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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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