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 윤근영, "등번호 47번 스기우치처럼"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1.25 06: 40

"오, 근영이 냉정해졌어".
2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불펜피칭장에서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가 배트를 들고 왼쪽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 있던 8년차 좌완 투수 윤근영(26)의 공이 정 코치의 몸쪽으로 바짝 붙었다. 그러자 정 코치는 "오, 근영이 냉정해졌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근영의 과감한 몸쪽 승부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 2005년 대전고를 졸업한 뒤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윤근영은 데뷔 첫 해 51경기에서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군입대했다. 하지만 군제대 2년차였던 지난해 23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3.86으로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올해도 윤근영은 불펜의 좌완 투수로 중요한 순간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불펜에 좌완 투수는 박정진과 마일영이 중요 한 자리씩 차지한 가운데 윤근영-유창식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정민철 코치는 피칭 때마다 '이승엽'처럼 좌타자를 가정하고 타석에 직접 들어서며 윤근영의 훈련 긴장감을 높인다.
정 코치가 윤근영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대담성'이다. 정코치는 "근영이는 좋은 재능을 갖췄지만 가슴이 조금 약했다.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승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윤근영이 공을 몸쪽에 붙일 때마다 "냉정해졌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마운드에서 냉정함은 투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
윤근영은 "지난해까지 볼넷이 많았다. 제대로 자신있게 승부하지 못했기 때문에 코치님이 그런 부분들을 강조하시는 것"이라며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윤근영은 25⅔이닝 동안 볼넷 16개를 내주며 9이닝당 볼넷이 무려 5.61개에 달했다. 중간에 등판하는 투수로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자신있는 승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상대 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붙일 수 이는 제구력을 키우고 있다. 그의 등번호 47번이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등번호 57번을 단 윤근영은 올해 47번으로 바꿔달았다. 그는 "군복무 시절 때 본 스기우치 도시야의 투구가 인상 깊었다. 스기우치는 컨트롤이 정말 좋다. 나도 그런 컨트롤을 배우고 싶다"고 소망했다. 
최근 요미우리로 이적한 스기우치는 소프트뱅크에서 등번호 47번을 달았다. 10년간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64개에 불과할 정도로 컨트롤이 정교하다. 윤근영도 스기우치를 본받아 정교한 제구와 과감한 몸쪽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근영은 "올해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그의 말이 실현된다면 한화에도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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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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