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최고참 선수가 가장 모범적으로 훈련을 하네. 둘 다 제 역할을 해 줘야 팀이 살아난다".
95학번 동기인 조성환과 홍성흔은 투수 임경완(37)의 SK 이적으로 롯데 최고참 선수가 됐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두 선수가 야수진에서는 키 플레이어다.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제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자주 언급할 정도다. 2012년 용의 해를 맞아 두 용띠 선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두 선수는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홍성흔은 시즌 초반 좌익수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제 자리인 지명타자로 돌아갔다. 시즌 한 때 타율이 2할대 중반에 머물 정도로 타격 부진을 겪은 가운데 결국 타율 3할6리로 시즌을 마쳤지만 장타와 타점이 2010년에 비해 급감했다. 26개였던 홈런은 6개로 줄었고, 116타점은 67타점으로 거의 반으로 줄었다. 조성환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낸 건 마찬가지였다. 시즌 내내 잔부상과 싸우며 117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할4푼3리로 10년만에 가장 낮은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기에 올 시즌을 준비하는 두 선수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양승호 감독은 사이판 캠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조성환과 홍성흔"이라고 주저없이 답했다.
양 감독은 "두 고참 선수들이 훈련할 때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최고 고참이 그렇게 훈련을 열심히 하니 후배들이 안 할수 없는 것 아니겠냐"면서 "올해는 둘 다 다를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두 베테랑에 대한 신뢰는 변함 없었다. 양 감독은 "여기저기서 홍성흔이 4번 타자를 칠 것으로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시범경기까지 모두 해 봐야 최종 결정될 문제다. 그렇지만 홍성흔이 중심타선에서 해결해 줘야 타선이 돌아간다"고 밝혔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조성환의 수비 포지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 감독은 "조성환 1루수 전향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잘못 된거다. 조성환은 아직 주전 2루수다"라며 "주전 1루수는 박종윤이다. 박종윤이 선발 투수나 컨디션 등에 따라 항상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니 만약을 대비해 조성환을 준비시키는 것 뿐"이라고 분명히했다. "작년에는 눈도 안 좋고 부상도 있어서 주춤했는데 사이판 캠프에서 훈련을 하는 걸 보니 정말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 같더라. 성적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흔히 '신구조화'가 이뤄진 팀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젊은 선수들은 상승 분위기를 한 번 타면 무섭지만 그만큼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치고 올라오기가 쉽지 않다. 고참 선수들의 진가는 팀이 어려울 때 나타난다. 조성환-홍성흔 최고참 동기는 둘 다 롯데의 주장까지 지내 팀의 구심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두 '조타수'에 '롯데호'의 운명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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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