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순조롭다."
에이스가 돌아올 채비를 조금씩 갖춰가고 있다.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24)이 순조로운 재활로 올 시즌 부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SK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이만수 감독은 25일(한국시간) "재활조들이 상당히 좋아졌다"며 "전체적으로 순조롭게 잘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SK 재활조는 지난 8일 본진보다 1주일 앞서 스프링캠프지에 선발대로 건너갔다.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의 책임 아래 있는 재활조는 김광현을 비롯해 송은범(28), 엄정욱(31), 박경완(40), 김도현(20)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본진이 합류했지만 선수단과는 따로 일정을 잡아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외야수 김도현을 제외한 4명은 당장 주축 전력감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의 재활이 SK에게는 절실한 상태다.
특히 김광현의 존재감이란 올 시즌 SK 전력이나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다. 성준 투수 코치 역시 김광현에 대해 "반드시 필요한 투수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전력에 넣고 볼 수 없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다행히 희소식이 들렸다. 김광현이 본격적인 피칭 직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캐치볼을 현지시간인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예정보다 보름 가량을 앞당긴 것. 현재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바로 전 단계인 김광현은 현지시간 25일부터 쉐도 피칭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김광현은 넷 스루 후 캐치볼에 돌입, 거리를 서서히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이 캐치볼에 나선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볼을 처음 잡는다는 뜻이지만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질 2차 스프링캠프 때 불펜 피칭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보통 ITP가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시즌 전 복귀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미지수였던 SK 선발진에 어느 정도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다. 성준 투수 코치는 "ITP로의 전환은 재활 과정에서의 통증이 사라지고 피칭이 가능한 준비가 됐다는 뜻"이라고 긍정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 험난한 상태다. 확신할 수 없는 상태인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어깨 통증 때문에 17경기 출장에 그쳤다. 4승6패 평균자책점 4.84으로 다소 부진했다. 시즌 막판 합류해 포스트시즌까지 나섰으나 만회하는데 실패했다. 결국 200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 삭감을 받아들여야 했다. 2억7000만원에서 2000만원 깎인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박경완 역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광근 수석코치는 "트레이닝 코치 말이 60% 정도 회복됐다고 하더라"면서 "티 배팅도 하고 있고 러닝도 잘 소화하고 있다. 날씨가 문제긴 하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시범경기 때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오른쪽 아킬레스건 재수술 후 재활로 10경기 출장에 그친 박경완이다. 그러나 2월 중순부터 있을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때부터는 기술 훈련까지 가능할 수 있으리라는 밝은 전망이다.
가장 빠른 회복세는 엄정욱이다. 작년 11월 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매달렸다. 그 결과 현재 30미터 캐치볼에 나서고 있다.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는 하프 불펜피칭까지 예정돼 있다. 문제가 없다면 시범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외야수 김도현은 당장 26일부터 선수단 본진과 함께 훈련에 나선다. 넥센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로 이적한 김도현은 허벅지 뒷쪽 3군데가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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