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소속사에서 남자친구를 못만나게 하는데, 오늘은 특별히 허락받고 나왔어요."
걸그룹 레인보우의 재경은 지난 24일 방송된 SBS '스타애정촌'에서 소속사의 연애금지령을 언급했다. 레인보우 외에도 다수의 아이돌그룹들이 소속사와 함께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전해진다. 2NE1도 소속사 YG와 '5년간 연애금지'를 약속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었다.
실제로 수많은 아이돌 그룹 기획사들이 신인들에게 연애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특히 이제 막 데뷔한 가수들의 경우, 처음 접하는 방송국 생활에 마음이 붕 뜨게 마련인데 연애까지 하게 되면 일을 하는데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 스케줄 소화에 소극적으로 변하거나, 다른 멤버 혹은 다른 그룹의 멤버들과의 불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신인들 역시 이러한 점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수의 협조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일부 그룹은 자발적으로 휴대폰을 반납하기도 한다. 멤버들 각자 휴대폰이 있어도 평소에는 매니저가 보관하다가, 급한 일이 있을 때만 잠깐 쓰는 방식도 있다.
소속사가 약속하는 '휴대폰 돌려주는 시점'은 보통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를 할 때. 휴대폰이 없기로 유명했던 시크릿도 지난해 인기그룹으로 발돋움한 뒤 각자 휴대폰을 만들었다.
지상파 1위면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히트곡이 생겼다는 뜻이므로, 소속사는 멤버들의 사생활을 조금씩 배려하며 이들을 독려한다. 가수들 역시 경쟁이 치열하고 냉혹한 연예계 생리에 익숙해진 상태이므로, 사생활이 좀 생긴다고 해서 갑자기 나태해지진 않는 상태.
이른바 '열애'가 매우 활성화되는 건 인기그룹이 된 이후. 그룹이 정상급으로 도약해버리면 소속사의 가수 사생활 관리는 사실상 매우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굳이 소속사에서 신경을 쓰지 않아도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일을 소화하는 스타들에게 '사생활 단속'은 명분이 없기 때문.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가수들끼리 이미 두터운 인맥을 형성했기 때문에 연애금지령이 유효하기도 쉽지 않다.
이성관계가 매우 진지해져 연예활동과 충돌하지 않는다면, 소속사에서도 세세히 알기가 쉽지 않은 상황. 그래서 대형 그룹의 경우에는 소속사보다, 가수를 일일이 쫓아다니는 팬이 먼저 가수의 열애를 알아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소속사의 가수 사생활 관리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대체로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상황. 극중 매니저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억지로 갈라놓거나, 이를 위해 계략을 꾸미는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가요관계자들은 가수와 합의된 '사생활 관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사생활이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 특성상, 사생활도 일부분은 소속사와 스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때도 있다. 어느 정도의 간섭은 필요악인데, 요즘은 스타파워가 세지고 매니지먼트업도 선진화돼서 드라마와 같은 매니저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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