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이 그야말로 안방을 품은 요즘이다. 근래 평일 밤 드라마 판도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시청률 30%대 기록이 나오기 직전이다. 방송 7회 만에 '해품달'앓이에 빠진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물론 시청률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
MBC '해를 품은 달'이 초반부터 압도적인 기세로 치고 나가자 경쟁작들은 속수무책이다. 현재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부탁해요 캡틴'과 KBS 2TV '난폭한 로맨스'의 시청률은 5~7%대. '해품달'에는 범접할 수도 없는 초라한 성적이다.
'해품달'은 아역 연기자들에 대한 호평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며 극 전개가 본격화되고 있다. 초반 아역 분량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가 워낙 좋아 오히려 성인 분량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했지만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김수현 한가인 정일우 등이 등장한 지난 6회와 7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변함없는 민심을 확인한 것.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캡틴'과 '난로'는 늪에 빠졌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도토리키재기를 하고 있는 처지가 안타까울 정도. '캡틴'은 새로운 작가들을 더 투입하며 대본에 공을 들였고 '난로' 역시 극 전개에 속도를 더하며 소녀시대 제시카를 예정보다 더 빨리 내보내는 등 나름의 처방을 내봤지만 승산이 없는 분위기다.
극약처방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해품달'이 아무리 독주를 이어간다고 해도 '캡틴'이나 '난로'나 불운한 희생양의 꼬리표를 달고 불명예 퇴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역전극은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작품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배우들이나 제작진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대로 있다가는 방송을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한 굴욕적인 작품으로 조용히 묻힐지도 모를 일이다.
'난로'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해품달' 기세에 전의를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며 "시청률 10%대 진입이라도 가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배우들이나 제작진이나 애를 써서 만드는 건 어느 작품이나 다 똑같은데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것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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