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독하게 마인드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더 이상 귀여움을 받을 시기는 지났다. 베테랑 투수 임경완(37)이 룸메이트 투수 김태훈(22)에게 따끔한 조언과 격려를 동시에 전했다.
임경완은 26일(한국시간) OSEN과의 통화에서 김태훈에 대해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따끔한 조언을 했지만 "김광현을 뛰어 넘는 투수가 돼라"면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임경완은 김태훈을 방졸로 두고 있는 방장이다. 항상 같이 먹고 자고 훈련하는 후배를 위해 선배가 진심어린 조언을 한 것이었다.

작년 11월 FA 계약을 통해 롯데에서 이적한 임경완은 빨리 팀에 녹아 들기 위해 김태훈을 룸메이트로 선택했다. 롯데 시절부터 장원준, 나승현, 장성우 등 어린 유망주들과 함께 지냈던 그였다. 그동안 제춘모(30), 윤길현(29) 등 방을 같이 써왔던 김태훈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선배. 그렇지만 붙임성 좋은 김태훈과 잘거두는 성격인 임경완은 개인 훈련부터 항상 같이 다니는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그동안 김태훈의 생활을 지켜 봐온 임경완은 우선 아쉬움을 먼저 털어놓았다. "김태훈은 이제 더 이상 신인이 아니다. 벌써 4년차다. 훈련할 때 장난을 많이 치는 것 같다"는 임경완은 "이제는 마인드를 바꿔야 할 때"라며 "좀더 독하게 생활해야 한다. 묵직한 맛이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임경완은 "마음가짐은 좋을 때나 안좋을 때 그 똑같아야 한다. 그래야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 "볼도 좋고 체격도 좋다. 그걸 어떻게 게임에서 발휘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는 임경완은 "볼을 때리는 것만 보면 (김)광현이보다 더 낫다"면서 "좀더 같이 생활하고 알아가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얼마나 따라올지는 자기에게 달렸다. 스스로 잘해서 김광현을 뛰어 넘어야 한다. 태훈이에게 '김광현을 뛰어넘는 투수가 돼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김태훈에 대한 기대는 임경완 뿐이 아니다. 성준 투수 코치 역시 김태훈에 대해 "박종훈과 함께 반드시 올 시즌에 필요한 전력"이라고 평가한 상태다. 실제로 김태훈은 '퍼펙트맨'이라는 영광스런 별명을 보유했을 만큼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지난 2009년 인창고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한 김태훈은 2008년 SK에 1차 지명된 후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경고와의 경기에서 고교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다. 그러나 입단 후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2010년 9월 17일 잠실 LG전에서 가진 데뷔전에서 고의4구만 내준 후 교체됐던 김태훈은 작년 16경기에서 18이닝을 소화하면서 4.00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평가도 잇따라 좋아지고 있다. 팀내 최고 유망주로 올 시즌 기대를 걸어볼만한 좌완 투수가 된 것이다. 특히 충분히 SK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찰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 총평이다.
김태훈도 임경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선배님을 잘몰랐지만 조금씩 알아가면서 친해지고 있는 단계"라는 김태훈은 "선배님의 말씀에 공감이 간다. 사실 캠프 전부터 다짐을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좀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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