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선발 선발' 해도 우리는 신중해야지".
메이저리그 출신 '핵잠수함' 김병현(33)의 넥센 히어로즈 입단 소식이 전해진 뒤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김병현이 어떤 보직을 맡을 것인가다.
김병현이 어떤 몸상태인지가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지만 몸상태가 양호함을 가정했을 때 김병현이 과연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인지, 중간투수로서 빈약한 넥센 허리를 탄탄히 할 것인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러나 정작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묵묵부답이다. 26일(한국시간) 현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27일 김병현의 스프링캠프 합류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병현의 상태와 본인의 의견을 가장 먼저 듣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밖에서야 다들 '선발 선발' 하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 팀은 그렇지 않다. 16억원이라는 큰 돈을 주고 데려오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우선 상태를 보고 본인과 많이 이야기를 나눠 팀에 가장 중요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적소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현이 지난 1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쉰 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김)병현이가 그동안 던지지 못했다고 들었다. 현재 본인의 몸상태와 얼마나 던질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해야 병현이에 대해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병현은 지난 20일 입단 기자회견 당시 "선발이면 가장 좋겠지만 선발이든 중간이든 팀이 원하시는 대로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민태(43) 투수코치는 "병현이의 능력이 전성기 같지는 않아도, 몸상태만 좋다면 선발로 10승을 무난히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병현은 28일 현지시간으로 오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올 시즌 김병현이 어느 순간 목동 마운드에 들어설 수 있을지,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 그리고 본인의 판단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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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