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축구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 귀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확실한 능력을 가진 선수라면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귀화의사가 있다면 좋은 방향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중이다.
최근 전북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에닝요(31, 브라질)가 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의 글로보 에스포르테에 게재된 인터뷰서 "축구선수를 하면서 항상 꿈꿔왔던 것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다"라면서 "그래서 여전히 나의 꿈은 월드컵에서 뛰는 것이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귀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사람들은 나의 귀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강희 감독님께서도 내가 귀화하기를 원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 긍정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당장 에닝요의 귀화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에닝요 귀화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것. 오는 2월29일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 승리 혹은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해야 한다.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절체절명의 순간이기 때문에 에닝요의 귀화는 추후 결정할 문제인 상황. 최 감독은 "지금 당장 에닝요를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 판단은 추후로 미뤄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나왔기 때문에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서 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에 대해 "에닝요가 어떻게 귀화를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에닝요, 일단 귀화를 하고 다시 이야기 하자"라면서 재치있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에닝요의 경우 에이전트 없이 자신이 직접 일을 처리한다. 또 30세를 넘긴 만큼 자신의 인생을 걸 수 있다. 만약 그가 귀화한다면 소속 팀서 외국인 쿼터에 해당되지 않아 계약과 관련 이익도 생길 수 있다.
에닝요는 오는 4월 중순이면 한국에서 계속 거주한 지 꼭 5년이 된다. 귀화 조건을 일단 갖췄다. 하지만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귀화를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특별귀화를 해야 한다. 그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닝요의 의지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전북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자신의 기량을 과시한 에닝요는 최초의 귀화 대표선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연 에닝요 본인과 최강희 감독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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