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갈매기' 신본기, 롯데 내야에 일으킨 파문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28 06: 43

사이판은 경쟁의 섬이다. 이곳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다가올 시즌의 주전확보를 위해 아침 7시 반 부터 저녁 9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그 어느 곳보다 경쟁이 치열한 곳은 내야진이다. 박종윤(1루수)-조성환(2루수)-문규현(유격수)-황재균(3루수) 등이 주전 경쟁에서 앞서있는 가운데 몇 자리 없는 백업 내야수를 향한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롯데는 손용석, 정훈, 양종민, 박준서 등이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다. 올해는 여기에 신인 신본기가 투입돼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남고-동아대를 나온 신본기는 지난 8월 2012년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아 계약금 1억 2000만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별명이 '기본기'일 정도로 수비 기초가 탄탄하다고 인정받는 신본기는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빠지지 않고 국가대표로 차출됐다. 지명 당시에도 롯데 내야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기대를 모은 유망주다.
신본기가 입단하며 롯데 내야에는 작은 파문이 일었다.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1군 백업 내야수 자리를 꿰찰 기세이기 때문이다. 박계원 수비코치는 신본기를 두고 "수비만 놓고 본다면 기본기가 뛰언 즉시 전력감이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며 "우리가 보기에도 뛰어난데 선수들은 피부로 느끼는 만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선수들 역시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안 그래도 치열한 롯데 내야에 신본기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듣던 대로 기량이 뛰어나다. 같은 기량이면 신인을 쓰기 마련인데 결코 자리를 비켜줄 수 없다"며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두조 수석코치는 신본기로부터 시작된 경쟁구도에 흐뭇한 눈치다. 권 코치는 "기존 선수와 수비에서는 기량 차이가 안 난다. 그래서인지 다른 선수들도 벌써부터 전력을 다 해서 훈련에 임하는 게 보인다"며 사이판 캠프 분위기를 살짝 소개했다. "아직 1군 무대에서 검증은 안 됐지만 워낙 안정적이고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라고 칭찬을 이어간 권 코치는 "타격 또한 기존 백업 멤버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신본기가 제대로 성장을 한다면 닮아갈 선수로는 조성환을 꼽았다. 권 코치는 "본기는 수비가 화려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대신 보이지 않는 안정감이 뛰어나다. 바로 조성환과 비슷한 유형"이라면서 "선발 할 때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뽑았는데 기대대로 기량이 훌륭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롯데 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 신본기는 미래의 주장 감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아직 신인이지만 리더십 같은게 벌써부터 보인다"고 소개했다.
'아기 갈매기' 신본기가 롯데 내야에 일으킨 파문은 적지 않다.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선수들은 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고 이를 지켜보는 양승호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문규현 선배는 2군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1군서 자리를 잡으셨다. 나 역시 롯데라면 몇 년이고 참고 인내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신본기의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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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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