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긴장감 높아진 프로야구…'지나치면 독'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15 07: 07

이만수 SK 감독이 지난 주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단 규율을 잡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 고 일부 언론 매체가 전했습니다. 선수단 미팅에서 이만수 감독은 '술 마시고 사고치면 영구 제명'. '술 마시면 그에 준하는 특단의 징계 및 조치', '담배 피면 10만원 벌금' 등 감독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만수 감독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지난 1월 10일 올해 입단한 전 구단 신인들을 위한 합숙 모임에서 두산의 이규환이 실족사했고 SK내에서도 지난 5일 팀 워크샵 때 신인 3명이 전날 과음 때문에 불참한 사실이 있어 프로야구 사상 처음인 강경책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은 지난 17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최근 음주 사건이 있어 수석코치가 음주에 대해 경각심을 넣는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선수들은 다 성인이다. 음주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회식자리에서도 간단하게 한잔씩 할 수 있는건데 음주를 완전 금지시키는게 말이 되겠나"라며 "그렇게 하면 선수들이 나를 따르겠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여유를 보여준 이만수 감독이지만 이번 해외 전훈에 팀의 고참이고 간판인 이호준과 박진만 등을 제외 시켰습니다. 이들이 지난 5일 워크샵 도중 무단이탈해 규정위반를 해 자율과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문학구장에 남아 김용희 2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 중인데 2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캠프에는 합류할 예정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펼쳐지는 SK의 하루 훈련은 이른 아침인 6시30분 식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보통 7시에서 7시30분 사이 일어나 산책 등으로 몸을 푸는 다른 팀 선수들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밤까지 계속됩니다. 또 나흘 훈련 후 하루 휴식 일정을 소화하는 다른 팀과 달리 2월16일까지 베로비치에 머무는 동안 오는 31일 딱 하루만 쉽니다.
강훈으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 스타일과 별로 다르지 않지만 이만수 감독은 "오전은 선수마다 힘이 가장 넘쳐날 때"라며 "이 때 집중력을 높여 짧고 굵게 훈련하는 게 좋다. 오전 훈련에 집중하라”면서 오전 훈련만 단체 훈련을 벌이고 낮잠을 잔 후 오후부터는 선수들이 알아서 자율적으로 연습을 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LG는 사이판 전훈 명단에서 박현준, 우규민, 김태군, 김성현 등 주전급 멤버들을 제외했습니다. 김기태 트윈스 신임 감독은 이들이 체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자 가차없이 전훈에 참여 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진주와 구리 구장에 남아 훈련 중인데 29일 실시되는2차 체력 점검에서 통과하면 내달 3일 오키나와에 합류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올해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철저한 자율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감독들은 "원칙대로 하겠다"며 간판선수들도 팀이 정한 규율에 따르지 않으면 사정없이 제외 시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선수들로서는 어느 해보다 바짝 정신이 들고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되던 때보다 더 한층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혼자 알아서 펼치는 개인 훈련 강도도 높아지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운동이나 세상살이 모두 적당한 긴장은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좋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긴장이 지나치면 정신적•육체적 장애를 가져옵니다. 적당한 긴장과  명확한 목표의식, 강한 훈련이 우승의 지름길입니다.
감독과 코치들은 선수들이 지나친 긴장감을 지니고 있으면  경기 고비고비마다 탄력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서  선수들의 긴장감을 조절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극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피로감이 더해지고 빨리 지치게 만듭니다. 시즌 초반에 반짝 좋은 성적을 내다가 후반기에 팀 성적이 떨어질 수 있고 부상을 많이 당할 수 있습니다.
“원칙이 우선돼야 하지만 너무 쪼지 마세요”.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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