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정하는 부동의 에이스가 되길 바란다".
삼성은 해마다 깜짝 스타를 탄생시켰다. 신인왕 출신 최형우와 배영섭(이상 외야수) 뿐만 아니라 정인욱(투수), 이영욱(외야수) 등 히트상품을 선보였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에게 올 시즌 깜짝 스타를 묻자 "차우찬"이라고 대답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차우찬을 히트상품 후보로 지목한 건 다소 의외였다. '150km를 던지는 좌완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메이저리그의 속설처럼 오치아이 코치 역시 무궁무진한 잠재 능력을 가진 젊은 좌완 정통파 차우찬이 확고부동한 에이스로서 성장하길 기대했다.

2006년 삼성에 입단한 뒤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차우찬은 2010년부터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데뷔 첫 10승 달성과 더불어 승률왕 타이틀까지 획득하며 만년 기대주 탈피 뿐만 아니라 자신감이 절정에 이르렀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 속에 시달렸지만 10승 고지를 밟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그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0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S 1차전서 선발 덕 매티스를 구원 등판해 최고 149km의 직구를 앞세워 3이닝 무실점(5탈삼진)으로 완벽투를 과시하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 첫 승을 신고한 차우찬은 1차전 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당시 오치아이 코치는 "2년간 지켜봤는데 이날 만큼 잘 던진 적은 처음"이라고 극찬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사자 마운드의 원투 펀치로 성장할 정인욱과 차우찬을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뒤 "코치로서 차세대 삼성 마운드의 주축으로 성장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내심을 가진 기용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차우찬은 데뷔 첫 15승 달성을 통해 오치아이 코치의 믿음에 보답할 각오. 여기서 만족할 순 없다. 차우찬은 한국시리즈 2연패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발탁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오치아이 코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차우찬이 확고부동한 에이스로 성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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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