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선배님이랑 한 팀이라는 게 아직도 안 믿어져요".
올 시즌 처음으로 49번을 단 젊은 투수는 번호를 점찍은지 두 달만에 번호를 내줬다.
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김정훈(19)은 '핵잠수함' 김병현(33)의 영입이 확정된 뒤 구단 매니저로부터 "번호를 김병현에게 줘도 되겠냐"는 말을 들었다.

39번을 단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하고 한 시즌을 쉰 뒤 새로운 마음으로 가진 번호였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번호를 양보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정훈은 28일(한국시간) "좋은 선배님이 오시는데 당연히 번호를 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신 많이 배우고 싶다. 선배는 언더핸드지만 타자 공략법 같은 건 배울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창초-무등중을 졸업한 김정훈은 김병현의 초등, 중학교 후배기도 하다. 그는 "김병현 선배를 무등중-광주일고 동문회 때 본 적은 있는데 같은 팀에서 만나게 될 줄 몰랐다"며 "아직 김병현 선배와 같은 팀이라는 게 믿어지지는 않는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김정훈은 49번 대신 66번을 달았다. 김정훈은 "수술하고 한 시즌을 그냥 보내는 동안 우리 팀 투수진이 더 경쟁력이 세졌다. 하지만 앞으로 나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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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