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보이그룹 B.A.P가 1990년대 인기 남성 아이돌그룹의 전략을 차용, 마치 H.O.T를 재연하는 듯한 모습으로 데뷔해 이들이 향후 아이돌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B.A.P는 지난 26일 첫번째 싱글 '워리어(WARRIOR)'을 발표, 지상파 데뷔 무대를 갖고 지난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3000명 규모의 데뷔 쇼케이스를 여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상태. 이들은 최근 남성 아이돌이 20~30대 여성팬들을 겨냥해 트렌디한 훈남 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요계 흐름에서 홀로 역주행, 1990년대 아이돌 콘셉트를 선택해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리어'의 가사는 혁명, 전쟁, 시스템 등을 등장시켜, 전복적이고 반항적인 메시지로 10대들의 취향을 정조준했고, 멤버들은 전원 금발 머리로 염색해 각 멤버의 개성보다는 그룹의 통일성에 방점을 찍었다. 1990년대 아이돌그룹들이 기존 체제를 비판하는 노래와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전략과 연장선상에 있는 셈.

반면 최근 아이돌그룹들은 반항보다는 사랑과 일상을 노래하고, 파격적인 스타일보다는 실제 남자친구로 삼고 싶은 자연스러운 패션을 선호하고 있다. 아이돌 시장에 20~30대들이 급격히 몰려들면서 이들의 취향이 대폭 반영된 것이다. 그러면서 10대들만이 격렬하게 좋아하는 '우상'으로서의 아이돌그룹은 자취를 감춘 상태. B.A.P는 이같은 흐름을 읽고 오히려 정반대 전략을 세우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출발은 좋다. 지난 한 해 개인활동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온 B.A.P는 첫 쇼케이스부터 3000명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했고, 이들 3000명은 상당히 어린 연령대로 이뤄졌다. 쇼케이스 전날부터 공연장 주위에서 밤을 새는 등 10대 열혈팬 다운 충성도 높은 면모도 벌써 포착되고 있다.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는 크게 고무된 상태. 한 관계자는 29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팬 연령대가 예상보다도 훨씬 더 어려서 놀랐다"면서 "B.A.P의 남성적이고 강렬한 모습이 신선하게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B.A.P는 29일 SBS '인기가요'에 출연할 예정이며, 이후로도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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